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자민당 총재
보수층 결집 노린듯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자민당 총재가 19일 돌연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그는 참배 이유에 대해 “앞선 전쟁(2차 세계대전)뿐 아니라 일본의 근대사 과정에서 숨진 영령을 위로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공언한 야스쿠니 신사 대체 시설의 건립에 대해서도 “전사하면 야스쿠니에 봉안된다는 생각으로 숨진 사람이 많다. 그 무거움이 있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자민당 총재의 야스쿠니 참배는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이후 3년2개월 만이다. 자민당 총재였던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의 반발을 의식해 참배하지 않았다. 다니가키 총재는 2006년 9월 총재선거에 출마해 “총리에 취임할 경우 참배를 자제하겠다”고 표명하는 등 역사인식에서 온건한 입장을 취해왔다.
다니가키 총재의 이번 참배는 역사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민주당 정권과 대립각을 분명히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보수세력의 결집을 노린 계산된 행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산케이신문> 여론조사 결과 다니가키 총재에 ‘기대한다’는 응답이 34.1%로, ‘기대하지 않는다’(54.7%)에 견줘 크게 뒤졌다. 특히 그의 부드럽고 온건한 이미지 때문인지 자민당 지지층의 지지도 60.8%에 그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도 20% 이하로 민주당에 비해 3배 이상 뒤처졌다. 이에 따라 하토야마 정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25일 참의원 보궐선거 두 곳(가나가와와 시즈오카)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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