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관료·예산 낭비 근절 구체화
“새로운 일본” 정책변화 먹혔다
“새로운 일본” 정책변화 먹혔다
16일로 일본의 민주당 정권이 출범 한달을 맞는다. 지난 한달간 민주당 정권은 국민들에게 변화를 실감케 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각 대신들은 취임 이후 즉각 탈관료와 예산 낭비 근절을 내세운 매니페스토(집권공약)를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여 일본 국민들에게 정권교체를 실감케 했다. 각 언론의 출범 한달 여론조사 결과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은 정권 출범 때와 비슷한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유지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25% 감축, 각종 댐공사 중지, 주일미군 기지 재편 재검토,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중지 방침 등 과감한 정책이 추진됐다. 관료에 거의 모든 주요 정책 결정을 의존했던 자민당 정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변화 양상이다. 각 성청에 파견된 정무관과 부대신 등이 대신들과 팀을 짜 ‘톱다운’ 방식으로 매니패스토에 담긴 정책을 일관해서 추진한 결과로 해석된다. 또한 아소 다로 총리 시절 경기부양책으로 투입된 14조엔 가량의 올 추가경정예산 중 3조엔의 집행중지를 선언하고 그중 2조5000억엔 가량의 감축액을 확보하는 등 예산낭비 줄이기 모습도 일본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특히 마에하라 세이지 국토교통상, 오카다 가쓰야 외상 등 차기총리 후보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취임 일성으로 3000억엔 이상이 투입되고 공정 70% 이상을 끝낸 얀바댐 중지를 선언한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지난 12일 하네다 공항의 허브공항화를 선언해 일본 언론들의 큰 주목을 끌었다. 또한 미-일 정부 사이의 이른바 ‘핵밀약설’ 실태 조사를 외무성에 명령한 오카다 외상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전격방문해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중지를 위한 분위기 다지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미스터 연금’이라는 별명으로 기대를 모았던 나가마쓰 아키라 후생노동상은 기자회견에서 “검토중”이라는 말을 연발해 ‘검토중 대신’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또한 대신간에 사전 의견조정없이 정책변화를 앞다투어 발표하다보니 혼선을 빚는 경우도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하토야마 총리와 민주당 최대주주인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사이의 당정 2원 지배도 잠재적 불안요소이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두 사람의 정치자금 허위기재 문제를 수사 중인 것도 불씨로 남아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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