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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미와 대등외교’ 지렛대 삼나

등록 2009-10-12 20:18수정 2009-10-12 23:13

일 외무상 아프간 전격 방문…“민생지원 강화”
미에 ‘협력자세’ 연출…주일미군 재배치 ‘숨은 의도’
일본 정부가 8년 넘게 전쟁이 계속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민생지원 카드를 ‘대미 대등외교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11일 민간 전세기로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해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아프간에 대한 새로운 복구 지원책으로 반정부 세력인 탈레반 옛 병사의 직업훈련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은 이외에도 농업지원, 고등교육, 전력 등의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아프간 공격 이후 지금까지 아프간에 인도 및 복구, 치안개선 등 명목으로 17억9000만달러의 각종 지원을 해왔다.

오카다 외상의 아프간 전격 방문은 아프간전의 수렁에 빠진 미국을 배려해 협력 자세를 연출한다는 표면적인 목적이 깔려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내년 1월 끝나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지속 문제와 연계돼 있다. 다음달 일본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아프간 민생지원 방안을 급유활동 중단의 대안으로 제시해, 주일미군 재편 재검토 문제에서 미국 쪽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민주당 정부가 민생지원을 고집하는 데는 자위대의 국외 파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깔려 있다.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 등 일부 인사들은 유엔 결의를 전제로 자위대의 국외 파병은 물론 무력 사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를 비롯해 오카다 외상, 기타자와 도시미 방위상 등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민생지원 카드가 제구실을 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아프간 현지 치안 상황이 극도로 악화돼 옛 탈레반 병사들이 정착할 수 있는 산업기반이 거의 없다. 또한 미국 쪽이 미-일 동맹을 들어 급유활동 지속 등 인적 지원을 강력히 요구할 경우 일본 정부는 주일 미군기지 재편 문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도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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