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내년초 결정”…정기국회 법안제출 뜻 비쳐
당내 보수파는 “반대”…반발여론 극복할지 ‘관심’
당내 보수파는 “반대”…반발여론 극복할지 ‘관심’
재일동포 영주권자의 최대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권의 오자와 이치로 간사장은 19일 한-일 문화한마당 축제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한일의원연맹 회장)과 회담을 갖고 영주외국인의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에 대해 “어떻게하든 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통상국회(정기국회)에서 결말을 내겠다”고 밝혔다. 오자와 간사장은 이르면 내년 1월 소집되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의향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자민당은 물론 민주당의 일부 보수파의원와 연립정부 파트너인 국민신당도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는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자와 간사장을 비롯해 하토야마 총리, 오카다 가쓰야 외상 등 지방참정권 찬성론자인 민주당 핵심인사들이 보수세력의 반대여론을 뚫고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 국내에서 조기 쟁점화될 것을 우려한 탓인지, 이날 일본 민주당은 회담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발표문 한 장만 배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달 당수토론 때 “(당내에) 찬반양론이 있어 의견을 집약중이나 장래를 생각해서 가장 전향적으로 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자와 간사장은 지난 11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간부들과 회동에서 “나는 애초부터 찬성이기 때문에 반드시 내년 통상국회에서 방침을 정하겠다”고 약속했고, 대표시절이던 지난해 2월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을 할 때도 지방참정권 부여에 노력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핵심부의 이런 전향적인 자세는 재일동포 지방참정권 부여를 주장해온 한국 정부에 ‘선물’을 제공함으로써 민주당 정권이 내세우는 아시아중시 외교의 자세를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오자와 간사장은 이 의원과의 면담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진정한 신뢰관계로 만들어가겠다. 양국 간 기본적인 문제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두 나라간 현안 해결에 의욕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공명당, 공산당과 함께 그동안 여러차례 영주권자의 지방참정권 관련 법안을 제출했으나 자민당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귀화하지 않고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한국인·조선인 등 ‘특별영주자’ 43만명을 포함해 재일 외국영주자 87만명은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단은 88년 참정권 획득 결의 이후 조직적 운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일본 안에서 북한의 입장을 비공식대변하는 재일조선인총연맹은 민족성 상실을 이유로 이에 소극적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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