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 소비자청 장관 임명에 “교체할 것”
8·30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일본 민주당이 관료의존 정치에 칼을 뽑아들었다.
민주당은 소비자청 발족과 함께 자민당 정권이 임명한 우치다 슌이치 소비자청 장관이 지난 1일 공식 취임하자, 정권 출범 뒤 즉각 교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후쿠야마 데쓰로 민주당 정조회장대리는 2일 “새 정권 출범 후 장관 인사의 과정을 검증해 바로잡겠다”고 교체 방침을 분명히했다.
민주당은 총선 전 아소 다로 총리에게 소비자청 장관 임명을 보류할 것을 요청했으나 아소 총리가 임명을 강행하자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특히 우치다 장관이 관료 출신이라는 점을 중시해 이대로 방치하면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탈관료정치’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판단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치다 장관은 옛 건설성(현 국토교통성)의 관료 총책인 사무차관을 지냈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이 우치다 장관을 곧바로 경질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본의 국가공무원법은 관료의 신분을 엄격히 보장해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나 처신, 능력에 명백한 하자가 없으면 정권이 바뀌었다고 갈아치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100명 이상의 정치인을 각 성청에 파견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료정치의 폐해를 바로잡겠다는 내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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