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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관료정치’ 140년만의 대수술

등록 2009-09-02 19:40수정 2009-09-03 19:26

일본인이 뽑은 하토야마 내각의 최우선 과제
일본인이 뽑은 하토야마 내각의 최우선 과제
[일본 선거혁명 이후]
지역에 정치인 파견해 예산권 통제 추진
‘관료-족의원 유착’ 국고낭비 차단 나서
관료정치 청산이 일본 민주당 정권의 안전운행을 가늠할 수 있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신문들은 2일 관료개혁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국가전략국과 행정쇄신위원회라는 투톱 체제를 통해 관료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정치 주도’의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탈관료체제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총리실 직속기구인 국가전략국을 통해 예산 책정방식부터 바꾸겠다는 것이다. 재정 관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예산편성의 프로세스를 뒤엎고 우선 순위를 정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내는 톱다운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외교정책 등 국가비전의 설정도 국가전략국에서 담당한다. 행정쇄신위는 행정의 낭비와 부정을 배제하기 위한 조직으로 자리매김돼 있다. 담당상은 재원마련 뿐아니라 정치와 행정을 투명화하고 유권자의 오랜 정치불신을 씻는 책무를 맡는다.

민주당은 이 두 조직을 통해 행정관청과 여기에 유착한 의원, 즉 ‘족의원’들의 폐해를 제거해, 막대한 국고 낭비를 막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간사장은 최근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아소 다로 총리도 보육원과 유치원을 통합하려고 했으나 ‘문교족’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족의원의 위세를 설명했다. 역대 7개 정권에서 관방 부장관을 역임했던 이시하라 노부오는 1일 <아사히신문>이 주최한 좌담에서 “자민당 정권에서도 정책결정은 정치인이 결정하지만, 성·청의 이익에 부합하는 많은 족의원의 경우 의원 배지를 붙이고 있지만 실제론 관료와 똑같다”고 관료와 족의원의 유착 실상을 전했다. 퇴직관료의 낙하산 단체인 각종 산하단체 각종 지원비만 해도 한해에 수조엔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관료 정치의 길은 험난하다. 무엇보다 메이지 정부 이후 140년간 일본을 지배해온 관료 시스템의 벽을 무너뜨리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85% 가량이 관료들이 작성했다는 통계도 나올 정도이다. 민주당은 14조8천억엔의 공약실천을 위한 재원마련 문제와 관련해 9조엔 이상의 예산낭비 요소를 찾아내겠다는 태세다. 그러나 각 관청이 내놓은 계산은 불과 1600억엔으로 나타나고 있다. 재무성이 지난 7월 ‘정책평가’를 실시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결과 나타난 수치이다.

탈관료의 또 다른 관건은 관료들을 대신해서 주요 결정을 내리는 정치인의 전문적인 식견 문제이다. 민주당은 집권 뒤 100명 이상의 정치인을 각 성청에 부대신, 정무관 등으로 파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어느 관료는 “대신이나 정무관들은 복도에서 만나면 인사 정도만 하는 손님 취급하는 게 관료들의 세계”라고 말했다. 이오 준 정책연구대학원 교수는 “세습 의원들과 달리 민주당에는 밑에서부터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이 많아 적응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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