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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민주당 ‘한지붕 8가족’ 조화에 성패 달렸다

등록 2009-09-01 21:50수정 2009-09-01 23:49

일본 민주당내 주요그룹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선거혁명 이후]
지도부는 중도…좌-우파 포진해 이념 다양
오자와파, 승리 주도한 막강파벌 거센 입김
하토야마 ‘홀로서기’ 관건…정책 갈등 예고
8·30 총선에서 일본 집권당으로 부상한 민주당은 당내에 다양한 파벌과 색깔이 혼재하는 일종의 ‘비빔밥’ 정당이다. 자민당 탈당파를 필두로 옛 사회당 계열, 시민운동 그룹 등 8개 파벌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각 그룹의 차이가 어느 정도 수렴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향후 정권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조화와 타협을 이뤄낼지가 관심이다.

민주당내 최대 그룹은 뭐니뭐니해도 오자와 이치로 대표대행이 이끄는 오자와파다. 일본 언론은 오자와파를 제외한 당내 나머지 7개 모임을 그냥 그룹이라고 하는 반면, 오자와파만 파벌로 부른다. 오자와는 이번 총선 공천 등 선거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정치 신인들을 대거 당선시켜 이전보다 훨씬 당내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전 50명가량이던 오자와파는 총선 뒤 120명으로 늘어났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번에 새로 당선된 전직 의원과 신인 195명 중 약 70명이 오자와가 선거전술을 직접 지도하거나 공천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자와파는 출입이 자유로운 느슨한 당내 다른 그룹에 비해 결속력이 단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지난 5월 대표 경선에서도 오자와의 뜻에 따라 여론에서 앞서는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 대신 하토야마 유키오를 대표로 밀었다. 오자와는 선거 때 각종 지원요청을 하면 자파에 들어올 것을 전제로 이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파는 옛 사회당 출신인 고시이시 아즈마 참의원 정조회장 그룹(25명)과 연대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둘을 합해 당내에서 막강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일교조 간부 출신인 고시이시 회장은 대표적 좌파 정치인으로 지목돼 종종 우파 언론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b>누가 진짜 실세일까</b>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14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장으로 가면서,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의 얼굴사진이 걸린 펼침막을 지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
누가 진짜 실세일까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14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장으로 가면서,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의 얼굴사진이 걸린 펼침막을 지나고 있다. 도쿄/AFP 연합
하토야마 그룹은 민주당의 원조를 자처한다. 1996년 옛 민주당을 만든 사람이 하토야마 대표다. 당내 규모는 선거 이후 45명 정도로 늘어났으며, 초창기 민주당 시절부터 뜻을 같이한 사람이 많다. 현재는 오자와파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총선 압승을 이끌어 정권 출범 뒤 세력이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하토야마 대표가 총리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자와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적절히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운동 출신으로 당 정책통인 간 나오토 대표대행 그룹(40명)은 간 대행을 관방장관으로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주의자로 통하는 오카다 간사장은 따로 그룹을 만들지 않았지만, 따르는 소장파 의원이 많아 하나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 중견 의원들은 오카다의 간사장 기용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당내 보수파를 대표하는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 그룹(30명)은 지난 5월 대표 경선에서 오카다를 지원했다. 마에하라 부대표는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는 반대하는 쪽이지만 대북 강경정책에서는 자민당과 별다를 바가 없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그의 성향을 높이 사서 자민당 입당을 제의한 적도 있다.

각 파벌이 이념적 색채를 조금씩 달리하면서 민주당은 자민당에 비해 훨씬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띠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자민당은 이번 총선 출마자 가운데 90여명이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원연맹에 속하는 강경 우파가 득세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옛 사회당과 민사당 계열부터, 헌법 해석상 금지사항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북한이 미국 등 동맹국에 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공격할 권리), 적기지 공격론을 주장하는 등 자민당 못지않은 매파 의원들도 섞여 있다. 매파 의원들 중 상당수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친미정책을 이념으로 하는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이다. 마에하라 세이지 부대표 등 14명이 이곳 출신이다,


하토야마 대표를 비롯해 오자와 대표대행, 오카다 간사장, 간 대표대행 등 한국에 비교적 잘 알려진 민주당 핵심 인사들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색채를 띠고 있다. 이들은 종군위안부 강제연행은 없다고 주장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주장하는 아소 다로 총리, 적기지 공격론을 주장하는 자민당내 안보 강경파 등에 비해서는 온건파에 속한다.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리버럴 모임’은 명칭 그대로 당내외 보수우파들의 목소리를 견제하는 대표적 리버럴그룹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파문으로 일본내 내셔널리즘이 최고조에 달하던 2004년 8월 평화헌법 9조를 수호하고 ‘시민에게 열린 정치참여’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결성됐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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