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가미, 히로시마서 강연
지난해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논문을 발표했다가 경질된 다모가미 도시오(사진) 전 항공막료장이 ‘히로시마 원폭의 날’인 6일 히로시마 시내 호텔에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강연을 했다.
다모가미 전 막료장은 이날 850명 규모의 강연장을 가득 채운 강연회에서 자신을 위험시하는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위험인물 다모가미입니다”라는 인삿말로 좌중을 웃긴 뒤 “핵무기 근절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꿈같은 이야기”라며 일본 핵무장론을 전개했다. 그는“각국 정상도 핵무장을 통해 강한 나라가 되는 쪽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도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핵무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무기 전쟁에는 승자가 없기 때문에 큰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강연 주최 쪽인 일본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의 히로시마지회는 “피해자의 감정을 배려해달라”는 히로시마 시의 일정 연기요청을 거부하고 이날 강연회를 강행했다. 주최 쪽은 지난달 27일 지역 신문 광고를 통해 “지난해에도 재작년에도 히로시마의 평화선언에는 북핵 문제에 대해 한마디로 언급하지 않았다”며 “히로시마 시민으로서 핵무기의 희생이 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것은 히로시마의 평화 염원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며 강연회 강행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원폭돔 앞에 있던 65살 남성은 “핵무기에 관심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를 느낀다”며 “평화의 실현에 상호 배려가 필요한데 다른 사람에게 배려심이 없는 사람에게 평화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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