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수당 지급·유아교육 무료화 등 ‘민주당 따라하기’
8·30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약에 대해 재원대책 마련이 없는 선심공약이라고 비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집권 자민당도 서민들에 대한 직접지원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31일 공식 발표할 자민당의 공약내용을 미리 입수해 보도한 내용을 보면 △3년 안에 3~5살 유아교육 무료화 △독신 가정 지원 확충 및 어린이 수당 지급 등을 담은 직접 지원책을 내놓았다. 자민당의 이런 공약은 민주당의 직접지원 공약에 맞서기 위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중학 졸업 때까지 어린이 수당 월 2만6천엔 지급, 출산수당 55만엔 일시 지급 등 서민가정을 대상으로 한 직접 지원책을 내놨다. 민주당의 육아 지원책의 재원은 전체 6조엔 가량으로 전체 공약 실천액에 필요한 금액의 1/3에 해당하는 핵심공약이다.
그러나 자민당은 의사회, 건설업협회, 은행협회, 농협 등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각종 이익단체와 업계에 대한 각종 보조금 지급을 늘어놓아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직접 지원액을 크게 늘린 민주당과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아소 다로 총리도 지난 21일 중의원 해산 이후 거리유세보다는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이익단체를 돌아다니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 대해서는 3년 안에 적극적인 재정지출을 실시해 사회간접자본의 정비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대로 관급 공공공사를 발주해 경기를 띄우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민주당은 “비용 대 효과를 엄밀하게 검증한 다음 필요한 도로를 만들겠다”며 공공사업 삭감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농가에 생산비와 시장가격의 차액을 보전해주는 ‘호별 소득 보전제도’를 내건 데 비해, 자민당은 종래대로 농협 등 농업관련 조직에 보조금을 교부해 간접적으로 농가 소득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일부가 민주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는 의사회의 의료수가 인상 요구에 대해서는 “내년도에 인상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자민당은 경제성장과 관련해 “내년 후반에 2%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며 장밋빛 공약을 내놓고, 성장동력을 제시하지 않은 민주당과 차별성을 시도했다. 소비세 인상도 언급해 “재원 없는 고복지가 아니라, ‘중복지, 중부담’이 현실적”라며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는 민주당을 견제했다.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헌법상 금지된 집단적 자위권(우방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하는 권리) 수정을 검토하는 등 보수적 색채를 분명히 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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