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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총선앞 초조한 일본 관료들

등록 2009-07-22 19:49

민주당 ‘관료의존 타파’ 공약
외무성, 야당에 줄대기 인사
다음달 30일로 예정된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관료 사회가 생존의 묘책 찾기에 분주하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관료 의존 정치의 타파’를 최대공약으로 내놓고 있어 집권할 경우 관료사회 개혁에 나설 태세다.

외무성은 21일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관방 부장관으로 재직할 때 비서였던 북미 1과장을 내각 참사관으로 이동시켰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하토야마 총리’의 비서관을 겨냥한 포석 인사인 셈이다. 국토건설성도 최근 사무차관을 승진, 임명하면서 고시 동기인 고위관리를 그대로 유임시켰다. <아사히신문>은 22일 “동기가 승진하면 나머지 인물은 자동퇴직하는 일본 관가의 불문율을 깬 이례적인 인사”라며 “민주당 집권 때 현직 사무차관이 경질될 경우를 대비해 예비후보를 남겨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 성·청의 사무차관은 소속 관료들의 인사권을 쥔 사실상의 최고책임자로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 정치인 출신 ‘대신’은 통상 형식적인 승인을 하는데 그친다. 2007년 8월 고이케 유리코 당시 방위상이 모리야 다케마사 차관을 경질하려다 오히려 취임 55일만에 자신이 물러난 일도 있다. 재무성은 과장 보좌역에 민주당 담당자를 두고 수시로 정책 설명을 하는 등 민주당과의 인맥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료들이 이처럼 기득권 유지에 필사적인 데는 민주당의 집권할 경우 실제로 관료 개혁에 나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 해산 직후 양원총회에서 “메이지유신 이래 관료 주도로 인해 국민이 참여하지 못하는 수동형 정치가 이뤄져왔다”며 자민당의 관료 의존 정치 청산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집권하면 정치인 100명을 각 성·청의 정무관 및 부대신급으로 파견해 입법과 정책결정 과정에서부터 정치주도를 실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 민주당이 집권해도 관료 개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다. 일본 관료들은 1955년 이후 계속된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에서 유력 정치인을 배후에서 움직이며 자신들이 국가를 경영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실제 국회를 통과한 법률의 85%를 관료들이 작성했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행정부의 비대화 및 관료 의존 현상은 심하다. 여기에는 관료들과 자민당 의원들의 유착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의원들은 각 성·청의 법안을 적극 지원해 국회를 통과시키고, 각 성·청은 지역구의 도로건설 등 의원들의 ‘민원’을 예산에 충실히 반영하는 대가를 제공하면서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쓸데없는 관급공사가 대거 발주되고, 애니메이션 전당 같은 불필요한 산하기관이 늘어나 엄청난 예산낭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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