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제치고 제1당…정권교체 가능성 높여
아소 총리 퇴진요구 거세져…사임여부 주목
아소 총리 퇴진요구 거세져…사임여부 주목
차기 총선의 전초전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은 12일 일본의 도쿄도의원 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둬 역사적인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에 따라 10%대의 낮은 지지율과 지도력 부재로 당내에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아소 다로 총리의 사임 여부도 주목된다.
투표 전 전체 127석 중 70석을 차지해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던 자민(48석) 공명(22석) 등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수에 밑도는 참패를 당한 반면, 민주당은 단숨에 제1당으로 떠올랐다.
13일 새벽 공영 <엔에이치케이>(NHK)의 최종 집계 결과를 보면, 당선 확정자는 민주 54석, 자민 38석, 공명 23석 순으로 민주당이 큰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선거 전에 비해 10석을 늘린 반면, 자민당은 반대로 10석이 줄어들었다. 자민당의 참패는 지리멸렬한 아소 정권에 대한 실망감 확산에다 최근 경기불황에 따른 고용 불안 및 빈곤 확대를 양산한 자민당 장기집권 체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염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호소카와 히로유키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과 긴급히 만나 “도쿄도의원 선거 결과는 아소 총리의 책임 문제와 관련이 없다”며 선거 패배 파장 축소에 나섰다. 그러나 여야 각당은 이번 도쿄도의원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라 정권의 향방을 점치는 중요한 선거라고 판단하고 총력전을 펼친 만큼 자민당내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민심 이반에 자민당 안에서는 퇴진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아소 총리가 퇴진을 거부할 경우 아소 파벌을 제외한 자민당 7개 파벌 영수들이 연합해 ‘아소 자진사임’ 압박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민당 참패에 따른 정국 유동화로 9월 중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 선거도 임기 말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도쿄도의원 선거를 포함해 최근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5연승을 거둔 민주당은 머잖아 아소 총리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해 정국 주도권 장악과 자민당 정권 흔들기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당은 총리 불신임안이 제출되면 부결시킬 수밖에 없어 아소 총리 체제를 유지해 총선을 치르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자민당내 반발표가 나와 총리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일본 정국은 예측 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