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아소 다로 총리, 하토야마 민주당대표
‘우정공사 사장 진퇴’ 놓고 설전
“총리 시종 방어전”(<아사히신문>) “총리 역습 불발”(<요미우리>) “총리 반격 서둘렀으나 겉돌아”(<도쿄신문>)
일본 주요 언론들은 17일 국회에서 집권 자민당과 제1 야당 민주당 당수가 주고받은 토론에 대해 아소 다로 총리의 완패라는 판정을 내렸다. 거의 모든 신문들이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또다시 10%대로 추락하며, 총선을 앞두고 당내 구심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아소 총리의 역부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하토야마 대표는 먼저 일본우정공사 사장을 둘러싸고 빚어진 아소 총리의 지도력 부재를 공격했다. 그는 아소 총리가 애초 우정공사 사장 연임에 찬성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반대로 돌아선 뒤 이에 반대하는 하토야마 구니오 총무상을 경질한 사태를 겨냥해 “판단이 흔들리고, 판단을 잘못했다”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우정공사) 사장을 해임하겠다”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아소 총리가 이 문제로 총무상을 경질한 데 대한 반대의견이 70% 가까이 되는 민심을 읽은 것이다. 경질된 총무상은 하토야마 대표의 동생이다. 아소 총리는 민간기업에 대한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자세를 보이면서 “결론이 나올 때까지는 여러가지 의견을 듣는 것은 당연하다”며 방어에 나섰다.
주요 정책 사안에 대한 두 당수의 차이도 뚜렷했다. 하토야마 대표는 전국적으로 매일 평균 100명이 자살하고, 모자가정 8만 가구에 대한 지원금이 지난 4월부터 폐지돼 대상자들이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분들을 구제해야 하지 않느냐. 의지처를 찾아줄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하지 않느냐”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소 총리는 “현실론을 말하지 않으면 불안감을 갖게 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