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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소정권 출범 주역 ‘하토야마’ 사임

등록 2009-06-12 19:42수정 2009-06-12 23:10

하토야마 구니오 총무상이
하토야마 구니오 총무상이
우정공사 사장 재임명 대립…총선 앞둔 여권에 악재될듯




일본 아소 다로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하토야마 구니오 총무상이 우정공사 사장 재임명을 둘러싸고 아소 총리와 노골적으로 대립한 끝에 12일 전격 사임했다. 아소 총리는 하토야마 총무상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여 경질했다.

지난해 9월 아소 정권 출범 이후 나카야마 나리아키 국토건설상,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금융상에 이어 세명째 각료 사임이다. 중도하차한 각료들은 모두 아소 총리의 친구이거나 이념적으로 가까운 인사들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부진에 허덕이는 아소 정권에 또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하토야마 총무상의 경질은 아소 총리와의 공개적인 대립 끝에 나온 것이어서 후유증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는 지난 10여일간 언론과 거리 유세를 통해 자신의 관할기관인 우정공사가 휴양시설 등을 헐값으로 매각해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며 니시카와 사장의 재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날 아소 총리와 만나 니시카와 사장 재임을 재고하라고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자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세상에 바른 것이 통하지 않은 때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하토야마 총무상은 과거 세 차례 총재 선거에서 당내 세력이 약한 아소 총리를 일관되게 지지해왔으며, 아소 총리를 지원하는 국회의원들이 결성한 ‘다로 모임’의 회장이기도 하다. 아소 총리의 맹우인 하토야마의 반기는 총선 패배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최근 동생인 하토야마 총무상에게 사임하라고 공개 촉구한 바 있다.

하토야마 이치로 전 총리의 손자로 4세 정치인인 하토야마 형제는 1990년대 나란히 자민당을 뛰쳐나갔다가 동생인 구니오만 복당해 서로 다른 정치 노선을 걷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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