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카드’ 휴대 안하면 형사처벌…반대 목소리 확산
“치안관리 강화 반대” “체류카드 반대”
지난 3일 일본 도쿄 시부야 도심공원을 출발한 시위 행렬에선 일본 정부의 외국인 통제·관리 강화에 반대하는 구호가 터져나왔다.
‘외국인등록법·출입국관리법과 민족차별을 무찌르는 전국연구교류집회실행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 참가한 100여명은 일본 정부가 외국인 동향 감시를 강화하는 ‘전자 체류카드’를 도입하려는 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노동자와 연대하는 전국연대 모임’ 회원 20여명도 지난 2일 도쿄 나가타쵸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자 체류카드 도입에 반대하는 연좌시위를 벌였고, 매주 화요일마다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은 현행 외국인 등록증을 폐지하고 전자 체류카드를 도입하는 것이 뼈대다. 지난달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당과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중의원 법무위원회에서 이 개정안에 큰 틀에서 합의해,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자카드 도입을 둘러싼 비판의 초점은 외국인들을 ‘예비 범죄자’로 취급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현행 외국인 등록증 제도는 지자체가 등록을 받고 관리하며, 주거이전시 신고의무도 없기 때문에 불법체류를 막기 힘들다는 점을 개정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전국연구교류집회실행위의 소가메 도시코는 “외국인 관리를 국가가 일원화해 치안관리를 강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또한 체류카드를 항상 휴대하지 않거나 주소변경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도 형사처벌 받도록 한 것도 개악된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체류카드 도입 뿐 아니라 지난 4월 세계 동시불황 여파로 실직한 일본계 남미인들에게 1인당 30만엔의 귀국 여비를 지원하는 대신 취업목적의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는 정책을 실시해 외국인 배제정책이란 비판을 사고 있다. 일본은 또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지난 2007년 11월부터 입국 외국인들에 대해 전자지문 날인제도를 시행중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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