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도쿄의 상원에 견학을 온 한 중학교 학생들이 신종 플루 감염에 대한 주의 사항을 들은 뒤 의사당에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회의를 방청하고 있다. 일본 후생성은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 차단에 주력하기로 했다. 도쿄/AP 연합
신종플루 공포 간사이→간토 확산
수학여행 잇단 취소…상가 손님 ‘뚝’
수학여행 잇단 취소…상가 손님 ‘뚝’
일본 정부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국내 2차 감염이 확산됨에 따라 국외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봉쇄하려던 지금까지의 대책을 바꾸어 국내 감염확산 방지에 중점을 두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미국·캐나다 등 감염국 항공편에 대한 ‘기내 검역’을 곧 중단하고 방역요원으로 파견된 의사를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 환자 치료에 전념하도록 할 방침이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내 대책에 중점을 두기 위해 바이러스 유입 원천봉쇄 작업을 축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유행중인 신종 플루가 약독성으로 중증 환자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고령자와 유아, 지병이 있는 환자 이외에는 자택 요양을 허용하는 등의 유연한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아소 다로 총리가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는 방송광고를 제작해 곧 내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총리까지 나서 대국민 호소를 하고 후생노동상이 심야 긴급 기자회견을 자주 하는 것 자체가 불안심리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본 정부가 수립한 행동계획은 국내 발생 초기 단계에서 모든 감염자를 지정 의료기관에 격리 수용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오사카부의 하시모토 도루 지사는 18일 마스조에 요이치 후생노동상을 방문해 “정부의 방역대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도시기능 일부가 마비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실제 오사카부와 효고현 등지에서는 4000개가 넘는 각급 학교가 일제히 임시휴교에 들어가는 바람에 보육원에 어린아이들을 맡길 수 없게 된 일부 사람들이 긴급 육아휴직을 내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간사이 지방으로의 수학여행을 중지하기로 한 학교도 전국에서 600개가 넘어섰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음식 시식행사를 중단하는가 하면 고객 수가 70%나 뚝 떨어진 가게도 있다. 간사이 지방에서는 일상적인 풍경인 마스크 착용도 도쿄 등 간토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아침 도쿄 지하철 승객의 30%가량은 마스크 차림이었다.
일본에서는 오사카부와 효고현에서 추가로 15명의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19일 오후 3시 현재 전체 감염자 수가 178명으로 늘어났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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