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나기 쓰요시(34)
“체포까지 할 필요있나”
일본사회 경직성 질타
일본사회 경직성 질타
“체포까지 할 필요가 있었느냐.”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너무 했다.”
일본 국민그룹인 ‘스마프’의 멤버로 한국에 ‘초난강’으로 잘 알려진 구사나기 쓰요시(34·사진)가 지난 23일 술에 만취해 발가벗은 채로 소란을 피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사건에 대해, 경찰과 언론의 행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사건 발생 이후 독자, 시민들의 반응을 취재한 결과 ‘구사나기 옹호론’ 일색이었다고 28일 보도했다. 구사나기를 체포한 아카사카 경찰서에는 23~24일 이틀 간 300여건의 항의전화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에도 “체포와 가택수사는 너무 심했다” “구사나기가 불쌍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들 중에는 스타의 행위를 무조건 옹호하는 팬들의 동정론도 있지만, 조그만 규칙 위반도 용납하지 않은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
“저런 술주정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신고한다고 꼭 체포까지 해야 하느냐. 곰곰이 생각해보면 경찰은 무서운 조직이다. 무엇보다 ‘최저의 인간’이라고 비난한 하토야마 구니오 총무상은 심했다. 자민당의 나가카와 쇼이치 전 재무상이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술에 만취해 기자회견을 한 것은 국익을 손상시킨 것 아닌가.”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37살의 한 여성은 목소리를 높였다.
58살의 한 자영업자도 “체포까지 한 것은 약한 사람 괴롭히기다. 국가권력 행사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기분 나쁜 생각이 들었다. 언론이 저 정도로 떠들썩하게 보도해야 할 만한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32살의 한 여성 회사원도 “치한이라면 동정의 여지가 없지만 착실한 사람이 술에 취해 기분을 낸 것일 뿐 아니냐”며 “가택수사도 지나쳤다. 하토야마 총무상의 발언은 최악이다”라고 꼬집었다.
언론의 태도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지마 야스히코 조지대학 교수(미디어론)는 “일반 시민은 냉정한데 언론은 형식적인 결벽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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