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구사나기 쓰요시(36)
일본의 국민그룹 ‘스마프’의 멤버로 한국에도 초난강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가수 겸 배우 구사나기 츠요시(36)가 23일 술에 만취해 공원에서 나체로 소란을 피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를 보면, 그는 이날 오전 2시55분께 도쿄 미타토구 아카사카의 히노키쵸공원에서 술주정뱅이가 소란을 피고 있다는 근처 남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공공장소 외설혐의로 체포됐다.
공원 잔디밭에서 혼자서 발가벗고 앉아 있던 그는 경찰이 체포하려하자 “발가벗은 게 뭐가 나쁘냐” 고 외치며 발버둥쳤다고 한다. 당시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주변에는 옷가지와 구두가 벗겨져 있었다.
구사나기는 일본 최고의 인기 배우 겸 가수로 꼽히는 기무라 다쿠야 등이 소속된 5인조 남성 그룹 ‘스마프’의 일원으로 1988년 연예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영화에 출연한 이후 그는 가수보다는 배우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애주가’로 알려진 그는 종종 얼큰한 얼굴로 방송 녹화에 나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체포된 지 4~5 시간 뒤 음주측정에서 약 0.8%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기록해 음주운전에 해당하는 0.15를 훨씬 웃돌았다.
부드러운 이미지로 일본 안에서 인기가 높은 그는 한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은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 연예인으로 꼽힌다. ‘공공 광고기구’가 내보내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한-일 공동캠페인 광고에는 한국 배우 최지우와 함께 출연중이다.
지난해 4월 이명박 대통령 방일 당시 ‘대통령과의 대화’ 라는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어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스마프 멤버 5명이 고정출연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후지텔레비전의 <스마프 스마프>는 평균 시청률 20%을 웃도는 장수 인기프로그램이다.
스마프의 소속 사무소인 자니스는 “많은 사람에게 폐와 걱정을 끼쳐 깊은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사나기가 고정출연중인 각 방송사들은 방송 유보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구사나기가 출연중인 광고의 방송중지를 결정하는 등 광고중지도 잇따르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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