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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부쩍 높아진 몸값…톡톡 외교행보 ‘눈길’

등록 2009-02-24 21:26수정 2009-02-24 21:26

[뉴스 인물] 오자와 일본 민주당 대표
오자와 이치로(67·사진) 일본 민주당 대표의 외교 행보에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총선에서 자민당 장기집권 종말과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일본을 방문한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뇌부가 앞다퉈 오자와 대표와 면담했다. 미-일 동맹 일변도의 자민당 정권과 달리 오자와 대표는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와 중국 중시 자세를 보인다. 그가 집권할 경우 일본 대외정책의 대전환 가능성이 예고된다.

오자와 대표는 23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에 특별한 친근감을 가지고 있으며, 우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면서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일-중 우호 관계를 지금보다 더 좋게 하겠다”고 말했다. 왕 부장도 “최근 만난 일본 요직의 인사들은 ‘곧 민주당 정권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정권을 담당하게 되면 일본 경제의 부활과 중-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지난 1월 말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나 건강상태를 확인한 바 있는 왕 부장은 오자와 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 문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회담 시간은 예정시간 1시간보다 15분을 넘겨 끝났다. 이날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왕 부장의 회담이 35분 만에 끝난 것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시간이다.

오자와 대표는 중국 쪽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 달리,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회담 제의에 선뜻 응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면모를 보였다. 17일 클린턴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대등한 미-일 관계’를 강조하고 일본의 입장을 분명하게 주장하는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과거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자민당 간사장시절 자위대 파병에 대해 친미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오자와 대표가 실제 집권할 경우 외교안보와 경제 부분에서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본의 ‘현실’을 크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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