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나누기’에는 입장차
비정규직 해고 선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일본에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용 안정·창출을 위해 신속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일본 사용자단체인 게이단렌(경단련)과 최대 노조인 렌고(연합)는 15일 ‘고용 안정·창출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발표해 “노사가 진지하게 마주앉아 고용 안정과 창출을 위해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쪽은 노동자를 위해 사회안전망 정비와 고용 창출 정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와 함께 장기고용 시스템이 기업과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지탱할 수 있다고 재확인했다.
일본의 노사 공동선언은 2001년 10월 이후 7년여 만으로, 세계적 경기악화에 따른 일본 기업의 정리해고 선풍을 의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말 발표된 후생노동성의 통계로는 올 3월까지 파견노동자 등 8만5천명이 해고될 것으로 집계됐다.
노사는 고용안정이라는 총론에 합의했으나 각론에서는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타라이 후지오 게이단렌 회장(캐논 회장)은 최근 일자리나누기를 제창하며, 고용 안정과 임금 삭감이라는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렌고는 일자리나누기는 실질 임금 삭감으로 이어진다며 소극적인 반응이다. 일본에서는 버블경제 붕괴 이후 9년간 임금이 하락하다가 2007년 겨우 인상된 상태여서 렌고는 임금 삭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에는 매우 민감한 편이다. 렌고는 15일 사실상 시작된 춘투에서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8년 만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게이단렌에 맞서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각 기업들은 노동시간과 임금을 동시에 삭감하는 일본식 일자리나누기로 대응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1월 일본 내 5개 공장에서 며칠간의 ‘비취업일’을 설정해 정규직 사원 6천여명의 휴무일분 기본급을 15% 삭감하는 안을 14일 발표했다. 도요타자동차도 2~3월 11일간의 휴무일 중 이틀간은 시간외수당 등을 제외한 기본급을 20% 삭감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쿄/김도형특파원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특파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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