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보상않는 미쓰비시에 위성로켓 발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일제 때 근로정신대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무시하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2011년도 한국의 위성발사 사업자로 선정했다. 한-일 정상회담에 맞춰 12일 발표된 사업자 선정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근로정신대 피해자 쪽은 “한국 정부가 역사를 망각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 쪽이 애초는 러시아의 로켓으로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통령이 (사업자를)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일본 중시 배경에 대해 “2008년도 32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역대 최대 대일무역 역조 축소에 대한 협조 기대, 세계적인 금융위기 타격으로부터 탈피를 위해 일본과의 경제관계 강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다”고 전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쪽은 러시아 경쟁업체에 비해 훨씬 싼 가격을 제시해 지난해 10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미쓰비시중공업은 러시아와 달리 기술이전을 거부해, 한국의 우주산업 발전에 대한 기대효과는 떨어진다. 2007년 위성발사 및 위성 제조업무가 민영화된 이후 일본 주력로켓인 H2A에 의한 국외 위성발사 수주는 처음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1944년부터 나고야의 항공제작소에 12~15살의 조선 소녀 300여명을 조선인근로정신대의 이름으로 강제동원 노력시키면서 임금과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으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 쪽 소송대리인인 최봉태 변호사(삼일법무법인)는 “미쓰비시중공업은 2심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의 화해 권유에도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며 “지난해 미쓰비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공문을 보내 피해자 3자 회담을 제안했으나 ‘자신들의 소관사항이 아니다’라며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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