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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도요타 ‘운명의 갈림길’

등록 2009-01-11 21:31

14년만에 창업가 사장 내정…‘사내결속’ ‘투명성 저해’ 엇갈려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오는 12일 최고 간부회의에서 창업자 직계인 도요타 아키오(52)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한다. 그는 6월말 개최되는 정기주총 의결을 거쳐 정식 취임한다.

도요타에서 창업가 출신이 사장에 취임하기는 아키오 부사장의 숙부였던 도요타 다쓰로(79)가 1995년 사장에서 퇴임한 이후 14년 만이다. 긴급사태를 맞아 구심력이 강한 창업가 출신의 최고 경영진 취임을 몇년 앞당겨 결속력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특유의 ‘마른 수건 쥐어짜기’식의 경비 절감과 생산거점 통폐합 등 각종 개혁을 단행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3월말 회계연도 연결결산에서 1500억엔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밝힌 도요타는 이미 생산 감축과 공장 신증설 보류 등 설비투자도 대폭 축소하고 있다. 도요타는 그동안 엄청난 흑자로 12조엔의 내부유보금을 쌓아놓는 등 위기에 강한 체질을 보유하고 있다.

창업가 출신 경영권 복귀는 양날의 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제왕적 오너’의 강력한 구심력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의사결정과 사내결속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에 기업 통치의 투명성을 저해해 향후 경영을 뒤흔들 위험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도요타에서 창업자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2% 정도에 불과해, 아키오 사장이 경영수완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적이 더욱 악화되면 도요타 가문의 몰락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지적했다.

족벌 경영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는 산요전기가 꼽힌다. 창업자의 장남인 이우에 사토시(76)가 1986년 사장 취임 뒤 ‘톱다운’ 경영으로 중국 가전업체와 제휴를 결정하는 등 한때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 경영난에 빠진 데다 배당금 분식 결산까지 들통났다. 2007년 당시 사장이었던 그의 장남(45)을 포함해 창업자 일가가 창업 60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쫓겨났다. 산요전기는 최근 주요 채권은행들에 의해 파나소닉에 팔렸다.

반면 파나소닉은 창업자 출신과 공채 출신의 경영진의 갈등으로 1990년대에 부진을 겪었으나 공채 출신인 나카무라 구니오(67) 현 회장이 2000년 사장에 취임한 이후 창업자인 고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구축한 사업부제를 없애는 등 ‘성역없는 개혁’으로 수익을 대폭 회복시킨 뒤 2선으로 물러났다. 혼다자동차의 경우에는 창업자인 고 혼다 쇼이치로가 “사원이라면 누구라도 사장이 될 수 있다”며 자식들을 회사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유명하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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