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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후계자 고민에 병난 일왕

등록 2008-12-12 18:43수정 2008-12-12 19:18

아키히토(75·사진)
아키히토(75·사진)
왕세자 부부 아들없어 계승문제 ‘스트레스’
아키히토(75·사진) 일왕이 후계자 문제로 몸과 마음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이 났다.

일왕의 측근인 하케타 신고 궁내청 장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일왕이 위에 염증이 생긴 것은 심신의 스트레스에 따른 것이라는 주치의의 발표에 대해 자신의 개인적 소견이라는 전제로 “(일왕이) 장래 황통의 문제를 비롯해 황실에 관한 여러가지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케타 장관은 왕위계승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삼가는 편이 좋다”며 언급을 피했다.

일왕은 지금까지 왕위계승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힌 적은 없으나, 안정적인 왕위계승을 위해 왕세자 부부의 아들 출생을 늘 신경쓰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하케타 장관은 또 지난해 왕위계승 1순위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폴립(암으로 의심되는 혹) 제거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해 “폐하는 그 크기에 놀랐고, 검사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안을 가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폐하가 왕세자비 마사코님이 (적응장애 증상 때문에) 공무를 하지 못하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는 일부 주간지 보도에 대해서도 일왕이 “깊게 상처를 받았다”고 전했다.

현재 왕세자 부부 사이에는 딸 하나가 있다. 현행 ‘황실전범’은 아들에 의한 왕위계승을 규정하고 있어 일왕의 둘째 아들이 제 2의 후계자다. 이에 따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정권 때 ‘여왕’의 즉위를 가능케 하는 쪽으로 황실전범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2006년 9월 둘째아들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나는 바람에 개정 작업이 중단됐다. 여성 왕족은 결혼과 동시에 ‘왕적’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남성이 적은 일본 왕실은 늘 후계 문제란 불안을 안고 있다.

외무성 출신인 마사코 왕세자비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중압감과 엄격한 왕실생활에 대한 부적응으로 병에 걸려 공식활동을 제대로 못했다. 이와 관련해 나루히토 왕세자가 2004년 5월 기자회견에서 “마사코의 경력이나 인격을 무시하는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해 일본 사회에 충격을 던져 준 바 있다. 이후 일본 주간지를 중심으로 보수적인 매체에서는 일왕 부부와 왕세자 부부의 갈등설 등을 끊임없이 보도하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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