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사퇴한 아베 수준…자민당 의원도 불신
아소 다로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20% 초반대로 뚝 떨어지면서 출범 2개월여 만에 정권 붕괴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8일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4개 언론사가 일제히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소 총리내각 지지율은 21~25%대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잦은 실언과 조삼모사식 정책변경으로 자질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아소 총리는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에 두배 이상 앞섰던 ‘차기 총리에 걸맞은 사람’ 질문 항목 등 모든 여론조사에서 오자와 대표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아소 정권의 현재 지지율은 지난 9월 사퇴한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 정권과 지난해 9월 중도사퇴한 아베 신조 정권의 인기가 바닥을 헤매던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선거의 ‘얼굴’을 기대하고 지난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소를 일제히 총리로 추대했던 자민당 내부에서도 “아소 총재로는 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9월 총재선거에 출마했던 이사하라 데루노부 간사장 대리는 “자민당 국회의원의 70~80%는 아소 정권으로 선거를 치르고 여당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을 느끼고 있다”며 아소 정권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소 총리의 마땅한 후임자가 부각되지 않는 데다, 아베-후쿠다 전 총리가 중도에 총리직을 사퇴해 국민적 비난을 산 배경을 감안하면 자민당 내부의 ‘아소 끌어내리기’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소 총리도 우선 2009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등 어느 정도 지지율을 회복한 뒤 내년 4월께 야당의 요구대로 ‘국회해산과 총선카드’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소 총리는 8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급락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숫자이다. 이것은 나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고개 숙인 모습을 보였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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