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범행동기 ‘아리송’
“이번 궐기는 연금테러가 아니다. 34년 전 보건소에서 가족(애완동물)을 살해당한 복수이다. 놈들은 지금도 매년 아무런 죄없는, 50만마리나 되는 애완동물을 살해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전직 사무차관·가족 연쇄 피습사건의 범인이라며 22일 자수한 고이즈미 다케시(47) 용의자가 경찰에 자진 출두하기 전 일본 언론사 홈페이지 등에 올린 범행 동기다. 그러나 수사 간부는 “경찰조사에서도 애완동물이 살해됐기 때문이라고 진술하고 있으나 그런 것으로 동기 해명이 되지 않는다. 비약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전했다. 연금 담당 전직 고위공무원들의 집에까지 찾아가 당사자와 가족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의 충격과 흉악성에 비해 범행동기가 너무 단순하다는 것이다. 한 범죄심리학자는 고이즈미가 4년 전 건설회사에 소음 피해를 항의하려고 사장의 집 앞에 차를 내놓고 경적을 여러번 울리는 등 이상행동을 해온 점을 주목해, 용의자가 망상형의 인격장애자일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고미야 노부오 릿쇼대학 교수(범죄사회학)은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범죄는 불만이나 불우한 처지의 배출구로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은 직접적인 원인을 뛰어넘어 공격의 대상이 ‘사회’를 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 결과 이번과 같이 테러의 외관을 띠면서도 조악한 범죄가 생겨난다. 도쿄 아키하바라의 대량살상 사건과도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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