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키베 마코토(사진)
이오키베 마코토, ‘마이니치’ 기고문서 맹비난
“민주사회 군인은 정부 판단에 따른 행동해야”
“민주사회 군인은 정부 판단에 따른 행동해야”
“유감스러운 국면은 전쟁의 시대이고, 지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정신이상의 상태를 질질 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자위관 간부를 양성하는 방위대학(한국의 사관학교) 교장이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논문을 발표해 해임된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의 행위를 질타하고 문민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고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정치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이오키베 마코토(사진) 방위대학교장은 9일 <마이니치신문> 2면에 실린 장문의 기고에서 “군인이 스스로의 신념이나 독단에 근거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군인이 사회에 대한 실력행사의 최종 보유자라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인은 국민이 뽑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이것이 문민통제이다”라고 지적했다. 다모가미 전 막료장이 최근 1995년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1928년의 장작림(당시 만주지역의 군벌) 폭살 사건을 빗대어 이번 사건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관동군의 고모토 다이사쿠 참모는 상부와 정부의 지시없이 독자적 정치판단으로 현지 정부의 최고책임자를 폭살했다. 이것 자체가 놀라운 독단적 전횡이지만, 더 중대한 것은 군부와 정부가 이 범행을 처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옛 일본군부의 ‘폭주’는 만주침략과 중일전쟁 개시로 이어졌다.
그는 “이것이 군인이 ‘국민을 위해서’라는 생각으로 저지른 하극상과 전횡은 단죄되지 않는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군부에 대한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질환으로 일본은 멸망의 궤도에 진입했다. 문민통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방위대학교 교육방침에 대해 “옛 일본군이 ‘자기애’에 넘쳐서 독선에 빠져 국제적인 시야를 잃어버린 과거, ‘관념론과 정신주의’의 과잉에 빠져 전쟁으로 치달은 과거, 정부와 대본영(일제의 전쟁수행본부)이 타국민의 참화와 자국민의 희생에 둔감하게 되고, 인간성 넘치는 자성을 약화시킨 과거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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