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까치콩서 기준치 3만4500배 검출…주부 1명 구강 마비
일본에서 기준치의 3만4500배에 이르는 농약이 든 중국산 수입 냉동 까치콩이 발견됐다. 특히, 지난 1월 일본에서 발생한 살충제 만두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냉동까치콩 겉포장에는 구멍이나 파손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일본 경찰은 제조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농약이 주입됐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도쿄 하치오지에 사는 한 주부(56)가 지난 12일 밤 전날 슈퍼에서 구입한 중국산 냉동 까치콩을 조리한 뒤 맛을 보다가 구토와 구강 마비 현상을 보여 병원에서 치료한 뒤 13일 퇴원했다고 후생노동성과 도쿄도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지난 13일 도쿄도건강안전센터가 성분 조사를 한 결과, 농약의 일종인 디클로보스가 기준치의 3만4500배인 6090ppm 검출됐다. 그러나 중국 농장이나 제조공장의 기록에서는 디클로보스를 보관하거나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수입업체인 ‘니치레이푸드’ 쪽은 밝혔다.
‘니치레이푸드’ 쪽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지난해 7월23일 해당 냉동 까치콩 7만봉지를 수입해 전국 도요요카드 체인망을 통해 5만760봉지를 출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중국 산둥성에 있는 베이하이식품유한공사에서 만든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식품회사 소재지 라이양은 대일본 가공식품의 생산기지인 만큼 중국 식품의 신용이 걸린 사태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클로보스는 지난 1월 일본에서 중독사건을 일으킨 중국산 만두에서 검출된 메타미드호스와 마찬가지로 유기린 계통의 살충제이다. 흡입하거나 피부에 부착하면 두통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킨다. 디클로보스는 체중 60㎏인 사람이 6900ppm이 함유된 식품을 0.07g만 먹어도 급성중독 증세를 일으킨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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