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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혼다 오사무 “3년 인연 짧아 또 한국행 자청”

등록 2008-09-12 18:27수정 2008-09-12 21:52

혼다 오사무.
혼다 오사무.
일본국제교류기금 혼다 서울소장 “더 이해하고파”
“주변에 작은 식당이 없어지고 고층빌딩이 많이 들어섰네요.”

취임한 지 2주일이 채 안된 일본국제교류기금(저팬파운데이션) 서울문화센터의 혼다 오사무(50) 소장은 “맛있고 저렴한 전통식당”이 사라진 데 대한 아쉬움으로 다시 돌아온 한국에 대한 소감을 대신했다.

2001~2004년 서울문화센터의 초기 사업에 참여했던 혼다 소장은 3년 반 만에 다시 한국행을 자청했다. 19개 나라에 국외사무소를 운영하는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11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문화 교류를 한다고 하기에 3년은 짧았다. 기껏 사람들과 친해졌는데 곧 ‘사요나라’(작별 인사)였다”며 “이번에 좀더 한국을 깊이 배우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일관계의 특성상 한국 부임이 만만치는 않다. 그는 앞서 2001년 서울문화센터 개설 직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논란을 한국에서 지켜봤다. 이 ‘사건’들 탓에 개설은 이듬해로 미뤄졌다. 인터뷰 내내 동해와 독도에 대해 “일본과 한국 사이의 바다(섬)”라는 조심스러운 표현을 사용한 그는 “힘든 시기에는 한국 기업들이 재정 지원 계획을 철회해 일부 문화교류가 어려워진 적도 있었다”며 “그럴 때일수록 더욱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은 여러모로 일본에 가장 가까운 나라다.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류’가 일본에서 유행하는 것도, 일본의 드라마와 영화가 한국에서 환영받는 것도 역사·문화적 유사성이 큰 원인이다. 직접 교류의 규모와 효과도 가장 크다. 한국은 일본어 학습 ‘성적’에서 양과 질 모두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얻는다. 세계적으로 학교 교육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는 외국인 가운데 한국인의 숫자는 단연 으뜸이며,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하는 일본어 교육프로그램 가운데 한국 프로그램의 수준이 가장 높다.

지난 10년간 단계적으로 이뤄진 한국의 일본 대중문화 수입 허용도 한몫 거들었다. 혼다 소장은 “한국 사회에 팽배했던 일본에 대한 막연한 적대감과 오해가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많이 완화됐다고 믿는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도 앞으로 △일본어 교육 지원 △문화예술 교류 △일본연구 지원 등을 뼈대로 하는 일본국제교류기금의 한국 사업을 이끌며, 민간 분야에서 ‘문화 외교’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된다.

혼다 소장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지난 겨울 헝가리 관광청이 낸 ‘겨울 부다페스트 침략’이란 제목의 홍보 포스터를 내밀었다. 포스터에는 “부다페스트에 온 사람들은 예정보다 오래 머문다”며 “로마가 400년, 오토만이 150년, 소련이 45년을 머물렀다”고 적혀 있었다. 혼다 소장은 “로마나 오토만은 옛날 일이지만, 소련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이 광고를 보고 화낼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정부 관광 당국이 나서 이런 문구를 내건다는 게 놀랍다. 지금의 한일관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오랜 역사 속에서 전쟁 등으로 입은 서로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왔다”며 “언젠가 우리에게도 이런 시대가 올 수 있도록 깊은 신뢰를 구축하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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