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지마 가즈히코(63·동아시아 근현대사·사진)
‘지한파’ 기미지마 교수 “한국도 대화 임해야” ‘아사히’에 기고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셔틀외교, 6자회담에서 협력관계, 더욱이 ‘미래지향의 관계’나 ‘어른스런 관계’를 중시한다면 우선은 해설서를 개정해 이전과 같이 ‘다케시마·독도’에 대해 기술이 없는 단계로 돌아가서 대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도쿄학예대 기미지마 가즈히코(63·동아시아 근현대사·사진) 교수는 24일 <아사히신문> 기고문에서 일본 정부에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영유권 명기로 빚어진 한-일 갈등의 해법으로 독도 관련 기술을 삭제할 것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학자가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기미지마 교수는 “해설서는 문부과학성의 고시 사항이 아니고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개정은 정부의 결단으로 가능하며 해설서의 개정이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어른스런 관계’이자 ‘냉정한 대응’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의 역사학자와 함께 역사공동교재 <한-일 교류의 역사>를 편찬하는 등 진보적 지한파 학자로 꼽히는 그는 “해설서에서 쌍방의 주장에 상이가 있다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 학교에서는 일본의 고유영토라고 가르치게 돼 있으며,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도 그렇게 쓰여지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도카이 기사부로 문부과학상과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이 한국 정부에 ‘어른스런 관계’를 요구하려면 해설서 공표 이전에 대처했어야 했다”며 “공표 뒤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일본 주장을 인정하라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일 뿐이다”고 비판했다.
기미지마 교수는 “한국 정부로서는 원래 우리의 영토이기 때문에 다시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한-일 양국이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며 “해설서를 개정한 일본 정부의 성의를 받아들여 쌍방이 자리에 앉아 정치적으로 영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에서 독도 문제를 다루도록 요청한 것과 관련해 “영토 문제는 그런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연구자가 ‘다케시마·독도는 한일간 어느 쪽의 영토라고 결론을 내도 두 나라 정부가 그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