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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쪽, 법원허가에도 대여 거부…연례 집회 무산
일본 교직원노조(일교조)의 연례 집회가 호텔 쪽의 장소 사용 거부로 57년 만에 중지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도쿄 그랜드프린스호텔 신다카나와는 2일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연구전국대회를 열 예정이던 일교조에 장소 대여를 거부했다. 특히 호텔 쪽은 지난달 31일 고등재판소에서 일교조의 장소 사용을 인정하는 가처분결과가 나왔는데도 무시해, 헌법에 보장된 집회결사의 자유보다 기업의 영리를 우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호텔 쪽은 “우익단체의 가두선전차가 출동하고 경찰의 대규모 경비가 펼쳐지면 호텔 손님들에게 폐를 끼친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일교조를 적대시해온 우익단체들은 해마다 이 대회가 열리는 장소 주변에 회원 300~400명과 100대 이상의 선전차를 동원해 방해활동을 펴왔다. 한 우익단체 간부는 “일교조에 대회장을 빌려주는 것은 괘씸하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게 우리 활동 목적의 하나”라며 “나름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이 2일 비판적 사설을 내보냈으며, 보수적 논조의 <요미우리신문>도 3일 기사와 사설을 통해 “사법 판단에 따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논리가 버젓이 통하는 사회는 성립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모리에쓰 야스오 일교조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빌리려고 했던 장소는 자민당이 대회를 열어 우익들이 몰려들었다. 사법보다도 기업의 이윤을 우선하는 판단으로 이 나라의 자유가 죽어버린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일교조는 1951년 이후 해마다 개최해온 전국대회가 불가능하게 되자 분과회의를 도쿄 시내 곳곳에서 열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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