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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병든 어머니 두고 산에 묻힐 수 없었다”

등록 2008-01-13 19:15

나카무라 마사유키
나카무라 마사유키
조난 12일만에 기적적 생환 나카무라…“소금·눈 먹고 버텨”
“병구완을 받고 있는 어머니를 줄곧 생각했다. 내가 먼저 죽으면 안된다고 일념이었다.”

눈보라가 치는 겨울산에서 길을 잃고 조난당해 12일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한 나카무라 마사유키(55)는 12일 입원중인 일본 후쿠오카현의 한 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머니 생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30일 후쿠시마와 야마가타현에 걸쳐있는 아가쓰마산에 3박4일 일정으로 입산했다. 그는 “2~3일 뒤 눈보라가 친다”는 리조트 직원의 경고를 받았지만 무시하고 오랜 기간 등산경력을 자신하고 산행을 강행했다가 조난을 당했다.

그는 “경고를 받은 단계에서 (산행을) 그만뒀어야 하는데 오랜기간 등산을 해온탓에 건방진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머리를 조아렸다. 닷새째 되는 날 식량과 연료가 모두 떨어진 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장비를 하나둘 버리기 시작했다. 하루 7시간씩 길을 찾아 헤맨 뒤 밤엔 텐트 안에서 잠을 잤지만 전혀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젖은 양말을 몇번씩 갈아신어 동상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했다. 낭떨어지에서 두번이나 굴러떨어지고 눈보라치는 산중에서 앞뒤가 분간이 안돼 올라가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등 생사의 기로를 헤맸다.

식량이 떨어진 뒤에는 소금과 눈을 먹고 버텄다. 그는 생존을 위해 소금을 먹었느냐는 질문에 “눈만 먹어서는 맛이 없기 때문”이라고 농담으로 답한 뒤 “물만으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매일 7시간씩 걸었지만 앞으로 이틀동안은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산중에서 주먹밥 2개로 사흘을 버틴 경험이 있어 배고픔을 참을 수 있었다.

나카무라는 탈수증상과 양발에 가벼운 동상이 걸렸을 뿐 장기조난자치고는 별다른 외상이 없어 곧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병원쪽은 “2주간이나 산속을 헤맸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며 나카무라의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나카무라는 “여러분에게 폐를 끼쳤다. 앞으로 여름이고 겨울이고 등산을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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