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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테러특별법 ‘싱거운 재의결’

등록 2008-01-11 20:23

‘총리 문책안’ 벼르던 민주당 꼬리내려
일본 정국을 뒤흔들 시한폭탄으로 거론됐던 테러특별조처법안이 별다른 파문없이 11일 중의원에서 재의결됐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오후 야당이 장악한 참의원에서 부결돼 중의원으로 되돌아온 이 법안을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통과시켰다. 중의원 법안 재가결은 1951년 ‘모터보트경주법’ 이후 5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중단된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활동 재개의 근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는 다음달 중순 급유함을 다시 파견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법안은 해상자위대의 활동을 다른 나라 선박에 대한 급유·급수에 한정하고, 활동기간을 1년으로 규정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 문책 결의안을 내겠다던 제1야당 민주당의 으름장은 말잔치로 끝났다. 민주당은 자민당이 재의결하면, 참의원의 총리 문책 결의안 통과-중의원 해산-조기 총선으로 몰고가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해왔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법적으로 허용됐으니 뭐든지 해도 좋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이 정면대결을 피하고 꼬리를 내린 것은 정국 상황이 그다지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에도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찬성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존재한다. 또 민주당의 독단적 국회 운영으로 야당 공조체제에 균열이 생기면, 문책 결의안이 되레 독약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들은 테러특별법보다는 연금 등 민생 문제에 훨씬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민주당은 4월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회계연도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이 때 휘발유세 인하 등 민생 문제를 본격 쟁점화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국회해산권을 쥔 후쿠다 총리는 7월 홋카이도 도야코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총선을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중의원 해산 시기를 둘러싼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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