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안-건설업-최고자리 흡사”
“‘록히드 수뢰’와 비슷한 길 안걷기를”
“‘록히드 수뢰’와 비슷한 길 안걷기를”
일본 언론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다나카 가쿠에이(1918~93년) 전 일본 총리가 서로 닮은 꼴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21일 1면 하단의 칼럼을 통해 두 사람의 애칭이 같다는 점을 거론했다. <아사히>는 “한국의 다음 대통령으로 결정된 이 당선자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컴도저)’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일본인이라면 그 이름에 다나카 전 총리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썼다. <마이니치>는 “(이 당선자의) 별명인 컴퓨터 달린 불도저는 일본의 다나카 전 총리와 똑같다”고 언급했다.
두 신문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건설업에서 돈을 번 뒤, 정계로 진출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출세과정도 서로 흡사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사히>는 “(이 당선자에) 돈에 얽힌 의혹이 따라다니는 것도 다나카와 통한다”며 “(비비케이 문제에 얽힌) 의혹으로 이 당선자에 대한 재조사가 실시된다고 하는데 결말까지 다나카와 비슷하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적었다. <마이니치>도 “특별검사가 수사한다고 하는 금전 의혹의 향방이 걱정된다”며 “과도하게 도덕적 색채를 띠는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도덕보다 능력을 호소해 지지를 모은 리더의 성패는 국민에게 가져다주는 열매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다나카 전 총리는 품위는 다소 떨어지지만 에너지 넘치는 서민적 풍모로 인기를 얻었고, 197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당선돼 총리에 취임했다. 그러나 주요 정책으로 내건 ‘일본 열도개조론’이 땅값 폭등과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끝나 순식간에 인기가 식어들었다. 이어 금권정치 실상이 폭로돼 불명예 퇴진을 했고, 76년 7월 록히드사건으로 체포됐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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