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왕따 상담’ 가운데 직위악용이 76%로 최고
일본에서 ‘이지메’(집단 괴롭힘)가 초·중학교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이지메는 상사가 직위를 부당하게 악용해 주도적으로 나서 부하를 괴롭히는 ‘권력남용 괴롭힘’(파워 해러스먼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산업카운셀러협회가 지난 1년 동안 기업에서 상담 업무에 종사한 사람들 440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를 벌인 결과, 이지메로 여겨지는 상담을 받은 사람은 354명으로 약 80%에 이르렀다. 그 내용(복수응답)을 보면, 직위 이용이 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간관계의 대립과 악화가 원인이 된 괴롭힘 59% △일을 잘못한 데 대한 괴롭힘 44% △성적 괴롭힘 36% 등으로 나타났다. 올 10월 일본에서는 권력남용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을 처음으로 산재로 인정하는 판결이 도쿄지방재판소에서 나왔다.
이지메의 원인으로는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저하와 결여’가 80%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사람을 키우는 의식의 희박(62%) △인권 감각과 도덕 감각의 저하(56%) △성과·능력주의(50%) 등이 꼽혔다. 산업카운셀러협회는 “직장에서 대인 관계가 엷어지고 있는 것과 직장의 여유가 없어진 것이 직장 내 이지메가 만연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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