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가이드
프랑스 음식점 평가서 도쿄판
식당점수 너무 잘줘 ‘예약대란’
식당점수 너무 잘줘 ‘예약대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음식점 평가서 <미슐랭가이드>로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이 책이 도쿄의 음식점들에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준 게 그 발단이다.
이 책은 첫 아시아 지역판으로 도쿄판을 내면서 무려 8곳의 도쿄 소재 음식점에 최고 등급인 별 세개를 주었다. 별 세개를 받은 식당은 파리 10곳, 뉴욕 3곳, 런던 한곳에 지나지 않는다. 별 한개 이상 받은 도쿄의 음식점은 150곳에 이르러, 몇십개에 그친 파리·뉴욕을 압도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텔레비전 방송은 물론 주요 일간지까지 나서 이 책의 도쿄판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이후 별 세개를 받은 음식점들엔 예약 문의가 쇄도했다. 긴자의 ‘스시·미즈타니’에선 20일 오전 9시부터 1~2분 간격으로 전화벨이 울려 직원 4명이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은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곳은 이미 올해 예약이 끝난 상태다. 가게 쪽은 단골고객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1월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대형 서점들에선 22일 판매가 시작된 이 책을 사기 위한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책의 내용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프랑스 음식문화에 밝은 에세이스트 다마무라 도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도쿄 요리의 질은 파리보다 높다. 일본이 파리의 별 세개 음식점들을 따라잡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이것에 눈 떴다”라며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신랄한 비평으로 유명한 요리평론가 도모사토 유야는 “서구인을 접대하는 데 좋은 가게를 골랐다는 인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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