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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잇단 폭력사고 ‘벼랑끝’ 스모협회 “이대로 둬선 안돼” 일 열도 ‘출렁’

등록 2007-10-04 21:05

17살선수 감독·선배 구타로 사망
고질적 폭행탓 자국선수 유입 ‘뚝’
요즘 일본 방송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남북 정상회담도, 갓 출범한 후쿠다 야스오 정권도 아니다. 잇따른 불상사로 벼랑 끝에 몰린 일본의 국기인 스모 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일본 민영방송들은 올 6월 스승과 선배 선수들에게 빈 맥주병과 금속 야구배트에 맞아죽은 17살 스모 선수의 억울한 죽음을 일주일 이상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의 전개 과정에서 스모계의 폐쇄성과 전근대적 운영방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일본 안에서는 “스모계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모 ‘오야가타’(일정한 규모로 스모 선수단을 지도·운영하는 감독) 가운데 한 명인 도키쓰가제는 6월26일 고교를 중퇴하고 스모계에 갓 입문한 도키타이산(17)이 훈련을 게을리한다며 맥주병으로 심하게 때린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도키타이산은 같은 소속 선배선수들에게도 야구배트에 온몸을 얻어맞아 결국 숨을 거뒀다. 특히 도키쓰가제는 사건이 일부 주간지에 보도된 뒤에도 사건 관여 사실을 부인하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숨진 선수의 부모에게 장례를 맡겨달라고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모협회의 ‘제식구 감싸기’도 일본인들의 감정에 불을 붙였다. 스모협회의 기타노 우미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징계는 경찰의 수사가 나온 뒤 정하겠다”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다, 감독기관인 문부과학성로부터 ‘지도’를 받은 뒤 태도를 바꿔 빈축을 샀다. 스모협회는 5일 도키쓰가제를 해고해 스모계에서 영구 퇴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모협회는 최근 사상 최강의 오코즈나(최고 반열의 스모선수)라는 평을 듣는 몽골계 아사쇼류의 중징계와 몽골 귀국 소동을 둘러싸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스모를 위기에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스모계에서 훈련을 명목으로 한 구타와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85년 이후 현역 선수가 돌연 사망한 사건이 17건이나 발생했으나 스모협회는 “대부분이 훈련 중의 사고”라며 쉬쉬해 진상이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폭력사태가 만연하다보니 올해 스모계에 입문하는 일본인 선수는 한명도 없는 실정이다. 일본인 스모선수들의 빈자리를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메우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스모선수는 몽골 34명 등 모두 61명으로, 전체(723명)의 10%에 가깝다. 특히 메이저리그인 ‘마쿠노우치’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져, 현역 요코즈나 두 명 모두 몽골계다. 논픽션 작가인 다케다 요리마사는 “스모협회를 없애고 외부에서 인재를 모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도쿄신문〉은 보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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