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집단자결에 군 개입’ 부분 교과서에 유지될 듯
후쿠다 야스오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전 정부의 역사왜곡 청산 작업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2일 각료회의를 열어, 오키나와 주민들의 거센 분노를 불러온 오키나와전 관련 교과서 기술 변경을 시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태평양전쟁 말기 오키나와전에서 발생한 주민 집단자결을 둘러싸고 옛 일본군의 강제라는 기술이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삭제된 것에 대해 “발행자로부터 정정 신청이 있으면, 검정의견의 취지 등을 고려해 적절히 대응한다”는 답변서를 결정했다. 교과서 발행 출판사들이 이 부분 기술에 대해 정정 신청을 검토 중이어서, 주민 집단자결에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명기한 역사교과서의 기술이 부활될 가능성이 커졌다.
후쿠다 정부의 이런 방침 변화는 지난달 29일 오키나와 사상 최대인 현민 11만명이 참가해 벌어진 항의 집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총리는 “오키나와 현민의 마음은 나도 안다”며 수정 움직임을 내비쳤다. 교과서 왜곡이 아베 정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후쿠다 정부로선 원상회복의 정치적 부담이 비교적 가볍다는 점도 작용했다. 민주당이 검정 철회를 주장하면서 수정 요구 국회결의안을 참의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오키나와 집단 자결과 관련해선 1981년 교과서 검정 때에도 일본군에 의한 주민 살해 기술이 삭제된 뒤 오키나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83년도 검정 때 관련 기술이 다시 복원된 바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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