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꼬던 화법 접고 ‘립서비스’ 적극 나서
“매우 고마운 얘기네요.”
후쿠다 야스오 신임 일본총리는 26일 내각의 출범 지지율이 51%(〈아사히신문〉)~59%(〈니혼게이자이신문〉)으로 역대 4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기자들의 얘기들 듣고 반색했다. 정권의 운명이 걸린 해상자위대의 급유지속 문제도 찬성과 반대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정치인과 달리,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들의 질문을 비꼬거나 핀잔을 주는 등 독특한 화법을 자랑하는 후쿠다 총리는 기자들과 첫 공식대면에서는 일단 ‘립 서비스’를 듬뿍 제공했다. “젊은 기자들과 이렇게 만날 수 있어 재미있네요.” 그러면서 그는 “현재로서는”이라는 특유의 꼬리표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재미있는 기자회견이 계속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일본 언론의 진단이다.
그는 2000년 정부 대변인격인 관방장관에 취임하자마자 “텔레비전에 늘 비춰지는 것은 내가 가장 기피해온 것”이라며 비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조정력이 뛰어나고 안정감 있다는 평판을 듣고 있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기자들의 질문에 ‘후후후’ 웃으며 깔아뭉개기도 한다. 이번 총재경선에서 9개 파벌 중 8개 파벌이 일제히 후쿠다 지지에 나선 것을 두고 ‘파벌담합’ 아니냐는 질문에 “저차원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일축했다. 유난히 말 실수를 많이 한 모리 요시로 총리 당시에는 “나는 변명장관. 변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라고 ‘자학’하기도 했다.
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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