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의 주요 정권공약
후쿠다, 정권 공약 발표…언론선 “구체성 부족” 지적
‘자립과 공생’이 곧 들어설 일본 후쿠다 정권의 열쇳말로 제시됐다.
차기 일본 총리가 확실시되는 후쿠다 야스오(71) 전 관방장관은 16일 고이즈미-아베 정권의 성장 일변도 전략에서 탈피해 자립과 공생을 모색하는 것을 기본이념으로 한 정권공약을 발표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부터 계속돼 온 구조개혁 노선의 방향성과 경제성장 전략의 기본골격은 유지하면서도 심화된 격차(양극화) 해소를 소홀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후쿠다 전 장관은 이날 자민당 연설 모임에서 “고이즈미 개혁의 방향성은 바꿀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도시와 지방, 기업간에 생겨난 격차를 메우기 위해 자립과 공생을 개혁의 이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 저소득자의 의료비 부담 인상 동결 검토 등을 구체적 대책으로 들었다.
그는 “국제사회에서도 일본의 자립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 공생하는 정신과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같은 이념을 외교안보 정책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야스쿠니 신사 불참배를 선언한 배경에는 후쿠다의 이런 방침이 자리잡고 있다. ‘환경입국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러나 24개 세부항목으로 된 후쿠다의 공약은 대부분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후쿠다의 자립과 공생 이념이 1998년 민주당 결성 당시 기본이념에 포함된 점을 지적하며 “민주당의 생각이 드디어 자민당에게서도 나오고 있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이미 승세를 굳힌 후쿠다 전 장관은 일반 여론에서도 아소 다로 간사장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차기 총리 적임자로 후쿠다 전 장관을 꼽았다. 아소 간사장을 꼽은 비율은 21%에 그쳤다. 차기 총리의 바람직한 리더십에 대해서는, 62%가 ‘협조형’을 택했다. 일본 국민 다수가 고이즈미-아베 정권의 독단형 리더십에 염증을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38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후쿠다 지지(213명)가 아소(45명)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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