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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아베 밀어낸 오자와 다음 카드는?

등록 2007-09-12 19:56

오자와 이치로
오자와 이치로
테러특별법 연장 거부는 일단 주효
‘중의원 해산’ 몰아붙이기 강공 주목
또다시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가 일본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7·29 참의원 압승을 진두지휘하며 화려하게 일본 정국의 전면에 재등장한 오자와 대표는 선거 이후 40여일 만에 퇴진을 거부하던 아베 신조 총리를 정국의 무대에서 밀어냈다. 7·29 선거에서 ‘고이즈미 개혁’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지방과 농촌 지역에 당력을 집중해 압승을 이끌어낸 오자와 대표는 선거 이후 테러대책특별조처법(테러특별법) 카드를 꺼내 아베 총리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베 총리도 12일 사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물러난 배경의 하나로 오자와 대표를 꼽았다. 그는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테러특별법 연장 문제(11월1일 시한)를 협의하기 위해 오자와 대표에게 당수회담을 제의했으나 거부당해, 국면 전환을 위해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테러특별법 연장을 둘러싼 논란을 제기함으로써 중의원 해산→총선거→정권교체를 노리는 오자와 대표로서는 아베 총리의 돌연한 사퇴로 예상 시나리오가 약간 빗나가게 됐다. 그러나 정국 주도권이 그의 손안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는 아베 총리의 돌연한 사퇴 표명에 대해 “아베 총리의 심경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당수회담 거부해 사퇴했다는 아베 총리의 얘기와 관련해) 당수회담은 인사 차원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뿐 정식으로 제의받지 못했다”고 받아넘겼다. 그러면서 그는 “그 다음은 중의원 선거이므로 언제 중의원이 해산되더라도 총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오자와 대표가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정국을 운영할 수 있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테러특별법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여론이 유동적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1일 발표한 테러특별법 연장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찬반은 각각 29%와 39%로 반대의견이 10%포인트 앞서지만 유보적인 의견도 29%에 이른다.

또한 자민당의 새 체제가 어떻게 요리할지도 주목거리다. 자민당은 14일 총재 선거 고지, 19일 총재 선거 등 체제 정비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은 새 총재를 뽑은 뒤 여당이 장악하고 있는 중의원에서 새 총재를 총리로 뽑을 계획이다.

오자와 대표가 노리는 중의원 해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사실 민주당 안에서는 정치수완이 미숙한데다 내각 지지율까지 급락한 아베 총리가 다루기 쉽다는 이유로 내심 아베 체제의 지속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오자와 대표가 염원하는 정권교체와 총리 자리 차지를 위해서는 또다른 총리를 물리쳐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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