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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식물 총리’ 1년도 못채웠다

등록 2007-09-12 19:52수정 2007-09-13 00:03

아베 총리
아베 총리
29% 지지율+정치력 한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국 무너졌다.

지난해 9월 헌법개정 등 ‘전후체제 탈각’을 내걸고 역대 정권 3위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출범한 아베 정권은 총리 본인의 정치력 미숙과 각료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1년도 못 돼 몰락했다.

낮은 지지율과 테러특별법이 배경=“내가 총리직에 있는 것이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했다. 내가 그만둠으로써 국면을 전환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아베 총리는 12일 사임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면 전환이라는 말을 일곱 번이나 썼다. 그가 생각하는 국면 전환은 추락하는 내각 지지율과 테러대책 특별조처법(테러특별법) 연장 문제다.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1일 발표한 아베 내각 지지율은 29%로 당정개편 직후 44.2%에서 15.2%포인트 하락했다. 엔도 다카히코 농림상이 지난 3일 농업보조금 부정수취 문제로 사임하는 등 새 각료들의 돈문제가 잇따라 불거지자, 여론이 싸늘하게 식었다.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각료 네 명이 돈문제에 연루돼 물러나는 등 1년 새 각료 5명이 중도에 사퇴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사임 기자회견에서 “테러와의 싸움 지속을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강조했다. 테러특별법을 연장할 수 있는 정치환경 만들고 국면을 전환시키고자 사퇴를 선택했다는 게 그가 강조하는 사퇴의 변이다.

그러나 그의 사임은 의외다. 기자회견에서는 “왜 이제 사퇴인가”라는 질문이 잇따랐다. 10일 개원된 임시국회에서도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개혁지속’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날도 각당의 대표 질문을 앞둔 상황이었다.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이 세계에 40년 가까이 있지만, 이런식으로 물러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의아해했다. 후쿠지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는 “그만두는 타이밍이 너무 나쁘다. 오자와 민주당 대표에게 제의한 당수 토론이 거부됐다는 이유로 그만두는 것은 어린아이 같은 얘기”라고 질타했다. 나카타니 겐 전 방위청 장관은 “참의원 선거 참패 직후 물러나야 했다”고 말하는 등 자민당 내부에서도 사퇴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 의견이 분출했다.

누가 총리가 되나?=오는 19일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거 당선자가 차기 총리가 될 게 확정적이다. 일본 총리는 중의원에서 선출하는데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여당이 중의원 의원을 3분의 2 이상 차지하고 있다.


일단 아베 총리의 의중은 아소 다로 간사장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강경우파 성향의 역사관을 공유하고 있는데다 총리를 지낸 외할아버지를 둔 비슷한 성장 배경으로 8·27 당정개편 때 그를 간사장으로 발탁하는 등 일찍부터 마음을 준 상태다. 아베 총리는 공식 사퇴표명 이틀 전인 10일 밤 아소 간사장에게 사퇴의사를 미리 귀띔했다고 한다. 총무상과 외상 등을 역임하며 내각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데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선거 이후 자민당내 ‘반아베 노선의 흐름과 정서’가 만만찮다. 또한 자파세력이 14명이 불과하고 난국을 헤쳐나가기엔 조정력도 떨어진다는 평이다.

그런 점에서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은 아소 간사장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 자민당 실력자들이 선거직후 아베 총리의 대안으로 그를 꼽을 정도로 당내에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그는 아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온건파다. 지난해 총재선거에 출마해 아베의 외교노선을 강력히 비판했던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도 재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젊은 의원들 중심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재등판론이 제기되는 것도 변수 중 하나다. 현시점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명확히 고사하고 있어 ‘고이즈미 대망론’이 세를 형성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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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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