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정상화 회의 시작
북핵 6자 회담의 북-일 국교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가 5일 몽골 울란바토르 정부 영빈관에서 약 6개월 만에 다시 열려, 첫날 회의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 등 ‘과거 청산’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북한 쪽은 일본의 과거청산 문제와 관련해 △식민지시기 조선인민에게 입힌 인적·물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는 문제 △재일 조선인의 지위문제 △문화제의 반환문제 등 기존의 입장 세 가지를 되풀이 제기했다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단 일본 쪽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본연의 의제가 깊이있게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쪽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납치문제 피해자 조사에 나설 경우 과거청산 협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쪽은 과거청산 문제에서 식민지 시대의 청구권 등을 북한이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지원을 하는 ‘일괄 경제협력 방식’에 이해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납치문제에 대해 △모든 납치 피해자의 즉시 귀국 △진상 규명 △용의자 인도 등을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본 쪽은 북한이 중시하는 과거청산 문제를 매개로 납치문제 ‘진전’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협상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련 관계자는 “북은 납치문제는 끝난 문제라는 기본 입장을 바꾸거나 타협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북으로서는 일본의 과거청산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네 요시키 일-조 국교 정상화담당 대사는 이날 회담에서 첫날 회의가 끝난 뒤 “의미있는 회의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쪽 대표인 송일호 조-일 국교담당 대사는 “조일관계 핵심은 일본의 청산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