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정상화 2차 실무회의
과거청산-납치 순 논의 합의
과거청산-납치 순 논의 합의
납치문제 최우선 해결을 고집해온 일본 정부가 5~6일 몽골에서 열리는 북핵 6자회담 북-일 국교정상화 2차 실무그룹회의에서 북한이 요구해온 과거청산 문제를 먼저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회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북한과 일본은 실무그룹회의 첫날에 북한이 주장한 과거(식민지)청산 문제를 포함한 국교정상화 문제를, 둘쨋날은 납치문제를 의제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따 31일 보도했다. 일본의 이런 방침은 기존 태도에 견줘 볼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일본은 과거 북핵 해결에 초점이 맞춰진 6자회담 본회의의 의제로 납치문제를 끼워넣으려다 관련국들의 눈총을 사왔다. 북-일 양자회담 또한 납치문제 해결을 최우선시하는 일본의 고집스런 자세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경제협력 등 북한이 강력히 요구해온 식민지배 청산에 관한 논의를 우선 함으로써 납치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회담 의제 우선순위에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아베 신조 정권이 사활을 걸고 있는 납치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강경 일변도로 치달았던 일본의 대북정책이 이렇게 유연성을 갖는 쪽으로 돌아선 것은 국내외 정세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임기내 북핵 문제 해결” 발언이 잘 보여주듯, 북핵 문제의 진전이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에 비례해 일본의 외교적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 내부에서도 힘을 얻고 있으며, 일본 정부로서는 납치문제에서 낮은 차원의 진전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신임 외상이 북한 수해에 대해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 쪽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때문에 두 나라의 양자 대화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베트남에서 열린 북-일 국교정상화 1차 실무그룹회의에서는 “납치문제 우선 해결”을 주장하는 일본과 “이미 끝난 문제”라는 북한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3시간 만에 결렬된 바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박중언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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