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외교문서 “닉슨, 병력 증강·자금지원 요청”
미국은 1967년 11월 일본과의 오키나와 반환 협상에서 일본의 군사적 책임과 5억달러의 자금 지원을 반환 조건으로 내건 사실이 30일 공개된 일본 외교문서에서 밝혀졌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문서를 보면, 당시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오키나와 반환 일정을 분명히 밝히기를 요구하자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극동아시아의 안전보장을 위해 일본이 군사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닉슨 대통령은 구체적 반환 시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환영한다고 표명하고 일본의 경제적 지원 문제를 꺼냈다. 닉슨 대통령은 “아시아개발은행 강화를 통해 베트남에 경제 지원을 하지 않으면 다음은 타이가 공산화된다”며 “우리를 위해 아시아개발은행에 5억달러를 내주면 좋겠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토 총리는 긴축재정을 이유로 “3억달러라면 낼 생각이 있다”고 맞섰다. 일본은 다음해 3억5천만달러를 내놓았다. 이어 1972년 오키나와 반환 시점에 일본은 미군 자산 매입 명목으로 3억2천만달러를 지불했다.
닉슨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중국의 핵무장화를 언급하며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없애는 것은 물론 생각할 수 없다”며 기지를 유지한 채 오키나와를 반환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에 사토 총리는 “미국의 핵우산 아래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며, 기지 문제에 대해 “국민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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