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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당정개편…아베 또 ‘끼리끼리’ 선택

등록 2007-08-27 19:08수정 2007-08-27 21:48

아베 신조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도쿄의 자민당 중앙본부에서 27일 새로 임명된 주요 당직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아소 다로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 이시하라 노부테루 정책조정회장. 도쿄/지지 AFP 연합
아베 신조 총리(왼쪽에서 두번째)가 도쿄의 자민당 중앙본부에서 27일 새로 임명된 주요 당직자들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아소 다로 간사장, 니카이 도시히로 총무회장, 이시하라 노부테루 정책조정회장. 도쿄/지지 AFP 연합
이념·역사관 비슷한 인사 중용…권력누수 막기 안간힘
대북 강경 ‘호흡’ 맞춰온 아소에 당 맡겨 장악력 높이기
“가까운 인사들로 (정치를)한다는 이미지는 여전히 불식하기 어렵다.”

7·29 참의원 선거에서 역사적 패배를 당한 아베 신조 총리가 정치적 운명을 걸고 한달 동안 궁리를 거듭해 27일 단행한 당정 개편에 대해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은 혹평을 내놓았다. 당내 리버럴(자유주의 성향)의 대표 격인 그는 이번 인사에서도 이념·역사관이 비슷한 인사들의 중용이 두드러진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베는 지난해 9월 조각 당시 측근 등을 대거 기용해 ‘친위 내각’ ‘끼리끼리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것이 잇따른 정치자금 추문이나 실언 사태로 이어져 자민당 참패와 퇴진 위기로 몰리는 원인이 됐다. 당내 구심력이 크게 떨어진 아베 총리는 표면적으론 당내 소수파벌 중에서 8~9선의 중진을 두루 안배한 흔적을 남겼다. 그러나 ‘탕평책’에는 크게 못미친다는 평가다. 이념을 중시하고 사람을 ‘좁게 깊이 쓰는’ 인사 스타일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그는 자민당 간사장이나 관방장관, 외상 등 요직은 자기 파벌이나 소수파벌, 무소속 인사를 기용해 권력누수 방지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번 인선에선 아소 다로 외상을 일찌감치 간사장에 내정하는 등 아소에게 지나치게 기댄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강행 이후 두 사람은 대북 강경정책에서 호흡이 잘 맞았다. 또한 전후 일본의 출발점인 도쿄전범재판에 부정적인 역사관을 공유한다. 아베의 아소 접근은 아베 이후의 포석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소 간사장은 아베 총리가 중도하차할 경우 유력후보 중 한명이다.

이번 인사에 대해 당내 제3파벌인 고가파의 간부가 “거당적 태세가 아니다. 앞으로 불만이 높아지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특히 극우 논객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장남인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 대리는 7·29 선거 참패의 책임자 가운데 한명인데도 다시 중용돼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다니가키파의 한 간부는 “이시하라는 극히 도회적이고 시장주의적으로 비치고 있어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고이즈미식 구조개혁’에 반발해 자민당에 충격적인 참패를 안겨준 지방과 농촌의 반자민당 정서를 고려해 민간인을 총무상으로 발탁했으나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당내에서 나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잘 써먹었던 ‘깜짝 인사’도 눈에 띄지 않아 쇄신 인사 효과도 떨어진다는 평이다.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이나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 등 아베에 비판적인 인물의 입각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아베 총리에게 이들의 기용을 충고한 바 있다. 참의원 선거 직후 ‘아베 퇴진론’을 제기했던 마스조에 요이치 참의원 의원을 후생노동상에 기용하는 데 그쳤다.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간사장은 “서프라이즈(놀라움)가 없는 게 서프라이즈”라고 신선미 없는 당정 개편을 비꼬았다.

새로 임명된 각료들이 또다시 정치자금 등에서 물의를 빚게 되면 이번 개각이 오히려 정권의 운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언론은 각 신임각료에 대한 기자회견에서도 사무실 운영비 처리 등 정치자금 문제를 집중 질문했다. 일본 근대 정치사를 보면, 당정 개편의 후유증으로 정권이 붕괴된 사례가 세 번이나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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