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당정개편…휴가까지 반납하고 심사숙고
‘끼리끼리·파벌인사’ 예상…쇄신 물 건너 갈 듯
‘끼리끼리·파벌인사’ 예상…쇄신 물 건너 갈 듯
기사회생이냐, 퇴진 불가피냐?
7·29 참의원 선거의 역사적 참패 이후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당정 개편을 한다. 만약 당정개편 이후 새 내각에서 정치자금 등 추문이 또다시 불거져 나오거나 파벌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없다면 그는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
때문에 이번 개편에 아베 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베 총리는 공식 휴가도 반납한 채 적임자를 고르기 위해 숙고에 숙고를 거듭해왔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일본 언론에 흘러나오는 인사의 윤곽을 보면 아베 총리가 기대하는 ‘분위기 쇄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베 총리와 정치노선이나 역사관이 비슷하거나 총재 선거에서 공을 세운 인사를 기용해 ‘끼리끼리 내각’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지난해 9월 조각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우선 자민당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간사장에는 같은 극우 성향의 아소 다로 외상이 일찌감치 내정됐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신뢰가 두텁고, 보조가 맞지 않기 쉬운 총리실과 당 사이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방위성 차관 인사를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감정싸움을 벌였던 고이케 유리코 방위상과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둘다 유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 제2인자 자리에 있으면서도 조정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시오자키 관방장관의 후임으로는 아베 총리가 속한 당내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파 회장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전 외상이나 스가 요시히데 총무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아베 총리와 아주 가깝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의 입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각 파벌의 추천을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표명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명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각 파벌의 불만을 감수하면서까지 자기 식의 인선을 고집할 만큼 그의 당내 입지가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일본 자민당은 애초 올 가을로 예정했던 집단적 자위권의 헌법해석 변경에 관한 제언을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헌법해석 변경은 아베 총리의 숙원이나 다름없지만, 연립정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명당이 반대하고 있는데다 참의원 선거 참패로 자위대법 등 관련법 통과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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