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패배 반성의 빛
‘작전상 후퇴’ 해석도
‘작전상 후퇴’ 해석도
“확실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던 때도 있었는지 모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6일 기자회견에서 7·29 참의원 선거 참패의 충격 때문인지 살짝 반성의 빛을 보였다. 그동안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에게 직접 말하겠다며 기자들을 바라보지 않고 물끄러미 카메라를 응시해 부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선거 이후에는 질문한 기자를 바라보기도 하는 등 자연스럽게 응시하는 자세로 바꿨다.
그는 선거 전에는 가끔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을 하는 기자를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어떻게 말하는 것이 보다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지 생각해보고 싶다”며 저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변화는 화법만이 아니다. ‘아름다운 나라’라는 아베 총리의 최대 정치슬로건도 선거 이후 슬그머니 꼬리를 감췄다. 선거 이후 공식적으로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도쿄신문>은 “이 노선이 국민들의 이해를 얻지 못한 것이 참의원 참패의 한 요인이었다는 반성에서 궤도수정했다”고 분석했다. 총리 홍보보좌관인 세코 히로시게 의원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총리에게 궤도수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총리선출 직후 소신표명연설에서 ‘아름다운 나라’라는 말을 8번이나 반복했다. 구체적으론 집단적자위권의 행사를 용인하기 위한 헌법해석 변경, 헌법개정, 교육재생 등 보수이념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의 자세 변화는 본격적 기본노선 변경보다는 일시적인 작전상 후퇴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노선을 포기할 경우 아베 정권을 지탱해온 보수층의 ‘아베 이탈’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어 쉽게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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