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 아소 외상 / 다니가키 전 재무상 / 아카기 전 농림상
참의원선거 계기 폐해론 분출…아베 등 총리 13명 ‘2세 정치인’
7·29 참의원 선거 이후 ‘세습정치’로 대표되는 일본 정치의 후진성에 대한 지적이 분출하고 있다. 전체 480명 중의원 가운데 2~4세 세습의원은 120명으로, 네명 중 한명 꼴이다. 그 가운데 90%가 자민당에 몰려 있다. 자민당의 세습의원 비율은 30% 안팎으로 매우 높다.
〈도쿄신문〉은 12일 칼럼에서 “참의원 선거의 자민당 참패와 그 뒷처리에서 세습의원의 폐해가 일거에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잇따른 사무실 경비 문제를 드러내 선거 참패의 한 요인을 제공한 아카기 노리히코 전 농림수산상은 역시 농림수산상이었던 할아버지의 선거구를 이어받았다.
오랜 지지기반이었던 농촌과 지방도시에서 자민당이 참패한 데도 세습의원들의 탓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이즈미 개혁으로 지역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지역 출신 세습의원의 상당수는 도쿄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아우성에 지나치게 무감각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세습의원들이 많은 것은 할아버지·아버지가 장악한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문의 배경이나 선거자금 등에서도 다른 후보에 비해 월등히 유리하다. 여기에 세습정치에 너그러운 일본 사회의 특수성도 작용하고 있다.
원조 세습정치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에선 약 300년간 총리 57명의 과반수인 29명이 의원의 아들이다. 그렇지만 전후 총리 11명 가운데는 세습의원이 한명도 없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반면, 일본에선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 이후 122년간 총리 57명 가운데 13명이 2세 정치인이다. 특히 13명이 모두 전후에 집권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물론 아소 다로 외상, 다니가키 사다카즈 전 재무상,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등 ‘포스트 아베’ 후보도 죄다 세습정치인이다. 총리 자리를 넘보는 오자와 오치로 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정치평론가인 이와미 다카오는 11일 〈마이니치신문〉 칼럼에서 “영국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이 의원이라고 해도 그대로 지역구를 상속하지는 않는다”며 “세습정치도 (아베 총리가 탈피를 주장하는) 전후체제의 하나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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