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여소야대’ 여세몰이 태세…‘역풍 조심’ 신중론도
7·29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28석 증가)을 거둬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 민주당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참의원에서 여야가 역전된 것은 8년만이다. 제1당에게 당연직으로 돌아가는 의장직도 야당이 차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압승작전을 진두지휘한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여세를 몰아 올해 안에 중의원 해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이 3분의2를 차지한 중의원에서도 여당의석을 과반수 미만으로 떨어뜨린 뒤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국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중의원과 참의원을 장악한 여당이 교육기본법 등 야당이 반대하는 대립법안을 다수결로 강행처리해왔다. 이제부터는 오히려 그 반대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도쿄신문>은 “민주당은 가을 참의원 임시국회에서 정부제출 법안에 수정을 요구하거나 대립법안의 가결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라고 지적했다. 여당은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3분의2의 찬성으로 재의결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아베 총리가 29일 밤 당장 “민주당의 주장하는 내용 중 경청할 부분은 경청하겠다”고 야당과 협조노선을 내세웠다. 대립을 통해 중의원 해산을 노리는 민주당의 작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실제 1998년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뒤 1999년 가을 자민·자유·공명당 연립정권이 생길 때까지 야당의 대립법안을 그대로 여당이 수용해 통과시켰다. 또한 야당이 제출한 방위청 장관의 해임결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문제는 여론의 동향이다. 대결일변도의 국회를 운영하면 여론의 역풍을 받을 수도 있다. 당장 11월 인도양의 미군 함대 등에 자위대가 후방지원하는 테러대책특별법의 연장문제가 분수령이다. 연장되지 않으면 지원은 중단돼 대미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장에 반대해온 민주당은 입장을 관철할 것인지 주목된다. 자민당이 역사적 패배를 기록한 1989년에는 야당의 공명, 사민당과 연대해 중요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지금은 중간적 야당도 존재하지 않아 더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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