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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대북 강경 정책’ 수정 불가피

등록 2007-07-29 19:13

자민당내 대북 온건론자들 입지 강화
내달 북일 실무그룹 회의서 ‘변화’ 가능성
“모든 메구미를 살려서 데려오기 위해 자민당에 힘을 빌려달라.”

참의원 선거 일정이 공고된 지난 12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첫 유세에 나선 아베 신조 총리는 연설 마지막 부분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북풍’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유권자의 반응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냉담했다. 지난 27일 <요미우리신문>이 조사해 발표한 ‘유권자가 중시한 정책·쟁점’에서 납치문제 해결 등 외교·안전보장 문제는 20%대로 개헌문제와 함께 일본 국민들의 관심도에서 가장 낮았다.

아베 정권의 강경일변도 대북정책은 자의든 타의든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납치사건으로 대북여론이 악화돼 있어 민주당이 아베 정권의 대북정책을 180도 전환시키기는 어렵지만 강온 전략을 적절히 구사하도록 일본 정부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매니페스토(정책공약)에서 납치문제에 대해 “납치문제에 관해 각국의 인식의 공유를 꾀하고 주체적인 외교를 전개한다”고 언급했다. 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법에 급속히 접근하는 상황에서 “납치문제 해결 없이 지원 없다”는 기존 노선에 매달릴 경우 자칫 일본만 국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주변사태법을 발동해야 한다”는 당내 내부 보수파의 반발을 억누르고 “발동해선 안 된다”는 유연한 태도를 고수해 결국 법적용 저지를 관철하기도 했다. 오자와 대표는 1990년 당시 자민당 실력자 가네마루 신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총재, 가토 고이치 전 자민당 간사장 등 “북핵문제와 납치문제 해결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민당 내 대북 온건론자들의 당내 입지와 발언권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납치문제 해결을 자신의 정치적 신념으로 내세운 아베 총리도 위기탈출의 돌파구로서 대북관계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중으로 열릴 6자 회담 북-일 워킹그룹 회의 결과가 일본 정부의 변화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는 정체되고 있는 납치문제를 조금이라도 진전시켜 납치 피해자 가족 등의 불만을 해소하고 정권 띄우기의 재료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북한도 선거 이후의 상황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 회담에서 일본과의 회담을 촉구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제의에 참의원 선거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애초 거부했다가 마지못해 응한 것이라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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