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무라 부장관 / 모리 전 총리
핵심측근 시모무라 부장관 총리책임론 선회
모리 전 총리도 “야당 승리땐 중의원 해산”
모리 전 총리도 “야당 승리땐 중의원 해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일본 참의원 선거(29일)에서 집권 자민당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핵심 측근이나 후견 정치인 등 아베 진영 인사들 사이에서 위기감과 좌절감이 분출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역사·안보 문제에 대한 인식이 거의 비슷한 핵심 측근인 시모무라 하쿠분(위 사진) 관방부장관은 26일 도쿄도 내 참의원 선거 응원연설에서 선거 패배 때 총리책임론을 공식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 등 자민당 핵심인사들은 총리가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시모무라 부장관은 “자민당에서 여당이 몇석이 되든 아베 총리가 퇴진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역시 대패하게 되면 총리는 책임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책임론이 파문을 부르자 서둘러 진화에 나서 “실제 대패는 없기 때문에 총리가 책임을 느낄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며 “(책임론은 필요없다는 우리 진영을) 단속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그의 허둥대는 모습은 아베 총리를 둘러싼 당내 상황에 대한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소속된 당내 최대파벌 마치무라파의 한 중견 의원는 “30석대로 떨어지면 당내에서 (총리는)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강력한 정치적 후견인으로, 마치무라파의 전신 모리파의 회장이었던 모리 요시로(아래 사진) 전 총리도 강한 위기감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사카 지원연설에서 처음으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중의원 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참의원에서 야당이 다수가 되면 법안이 통과되지 않게 된다”며 “그럼 점점 밀려서 중의원은 해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아베 진영의 우려와 위기감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도 27일 다른 신문과 마찬가지로 자민당 의석이 40석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세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아베 총리와 역사인식과 정치철학이 비슷한 여성 언론인인 사쿠라이 요시코는 급기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마음을 굳게 먹으라고 충고하고 나섰다. 그는 27일 〈산케이신문〉 1면에 실린 기고문에서 “나는 아베 정권이 계속되기를 희망하지만 만일의 경우 아직 52살의 젊은 나이이므로 한번 퇴진해 강인한 정신을 몸에 익히고 나서 재도전하는 여유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공무원제도 개혁법안 성립, 집단적자위권 행사 검토, 국민투표법안 성립 등 많은 일을 해왔음에도 오로지 연금문제만이 선거쟁점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아베 총리 옹호론을 적극 전개했다. 그는 각료 등 측근들의 잇따른 실언과 정치적 추문을 염두에 둔 듯 “아베 총리가 선거 뒤에 정권을 유지한다면 세상 일을 조금은 아는 인재를 옆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아직까지는 물러나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다. 그는 26일 배포된 ‘메일 매거진’에서 공무원제도 개혁, 헌법개정, 교육재생 문제 등을 거론한 뒤 “어떠한 상황에 있든 사명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